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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Sep 26. 2019

동물과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삶

이스탄불 &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수많은 것들을 보고 겪고 느꼈지만 한국에 돌아가서 가장 먼저 쓰고 싶은 건 동물 얘기였다. 


이스탄불에 길냥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스탄불에 가면 길냥이들과 많이 만나야지 했었다. 그런데 이건 만나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가는 곳곳에 아무렇지도 않게 존재했다. 길냥이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사람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원래 그곳에 존재하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공존했다. 거의 대다수가 관광객들이지만 길냥이들의 사진도 찍어가며 길냥이들을 예뻐했다. 곳곳에 놓여 있는 사료와 물 그리고 길냥이들의 귀를 보며 마냥 방치되는 것이 아니라 관리를 받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고양이들만이 아니었다. 


이른 아침 공원에 큰 개 두 마리가 뛰어놀고 있기에 반려인과 함께 산책 나왔나 했는데 아니었다. 개들과 함께 있던 사람들은 개들의 노는 모습을 구경하다 갔다. 그 개들도 길멍이들이었다. 귀에 표식이 달려 있는. 아마도 길냥이들처럼 길멍이들도 관리를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대부분이 대형견들이었는데 그 개들은 딱히 사람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냥 사람처럼 사람들 사이를 다녔고, 사람들도 그런 개를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심지어 비둘기들에게도 먹이를 주고 있었다. 이쯤 되니 이스탄불은 인간과 인간 외 생명들이 공존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터키의 다른 곳은 안 가봤으니 이스탄불 한정으로 하는 이야기지만 그렇게 서로 의식하지 않으면서도 서로 공존하는 그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하루 이틀에 찾아진 방식은 아닐 텐데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었는지가 몹시 궁금해졌다. 


그리고 스페인으로 넘어와서의 이야기다. 스페인의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길냥이들을 보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렇게나 길냥이들이 없는 걸까 싶을 정도로. 대신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아주 많이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개와 산책하는 사람들이다-라며 봤는데, 묘하게 다른 느낌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개들의 위치. 대부분의 개들이 반려인의 옆에서 걷고 있었다. 뒤에서 끌려가지도, 앞에서 당기며 가지도 않고 그냥 사람과 함께 누가 맞춰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발걸음을 맞춰 가고 있었다. 그리고 매우 얌전했다. 백화점 안이든 공원이든 어디든 사람과 개가 함께 다니고 있었는데, 내 근처에 개가 있다는 사실도 늦게 알 정도로 개들이 얌전했다. 그냥 사람 같았다. 그리고 한 번은 개가 도발당한 걸 봤는데, 반려인이 꽤나 능숙하게 컨트롤해서 1분도 안돼서 흥분한 개를 진정시키는데 개통령 보는 줄 알았다. 이건 훈련을 받는 걸까? 스페인안의 모든 사람과 개가 이렇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내가 본 대부분의 반려인과 개가 함께 걷는 모습들은 굉장히 이상적이었다. 개를 키우기 전에 훈련을 받는 걸까? 그런 케미가 처음부터 생겨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그 부분도 꽤 궁금해졌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그들은 인간과 동물이 자연스럽게 공존해서 살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었다. 너무도 거리낌이 없어서 너무도 잘 섞여 있어서 흥미롭기까지 했던 그림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개나 고양이들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을 법도 한데 원래 존재했던 것들 너무도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것들에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어? 방금 지나간 거 개였나?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이상적이게 공존하며 살 수 있게 된 과정들이 궁금했다. 우리에게도 필요한 모습들이 아닐까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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