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할 때 지하철 문쪽에 서고 싶은 이유는 하나다.
한강이 보고 싶어서.
지하철이 역사를 빠져나가 한강 다리를 치고 나갈 때,
갑자기 들어오는 수많은 빛에 드러나는 한강과 그 배경들이 너무나도 예쁘다.
이따금 벅찰 때도 있다.
출근한다는 생각도 잊고 그 얼마 안 되는 시간의 감흥을 즐긴다.
문쪽에 서지 않더라도
사람들 머리 사이로 조금이라도 볼 수 있지만
어쩐지 지하철 문에 바싹 붙어
창문에 숨결이 닿을 정도로 얼굴을 들이 밀고 눈동자를 굴리며 보고 싶은 것이다.
마치 세상을 처음 구경하는 아이처럼 보고 또 보고, 여기 보고 저기 보고.
매일 보는 것이 그렇게나 매일같이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