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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Jun 14. 2021

그거뭐예요?보여줘요

출근 때 지하철역까지 가는동안 초등학교와 어린이집 등교시간과 겹친다. 어린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는 학부모들로 넓지 않은 길이 북적북적거리고 나는 그 틈을 비집고 가야 한다. 그 길을 지날 때는 가방에 달린 키링을 붙들고 간다. 아이들 얼굴 높이랑 비슷해서 혹시 키링에 맞지는 않을까 싶어서 그러는 건데, 그걸 감추는 거라고 생각한 걸까? 한 어린이집 가방을 멘 꼬맹이가 "그거 뭐예요? 보여줘요."라고 했다. 

그래서 보여줬다. 예쁘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축구팀이야-라고 얘기했더니 자기 아빠도 축구 좋아한다고 했다. 그런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저쪽에 있던 꼬맹이 어머니가 오셔서 데려가셨다. 서로 빠이빠이 손을 흔들고 헤어졌다. 난 원래 회사 지각하니까 그런 시간쯤 꼬맹이에게 줘도 상관... 없다. 대신 서로 재밌는 기억 하나씩 생겼으니 된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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