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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Sep 30. 2022

아이들의 웃음코드

출근하는 시간에 마주치는 아이들은 대부분이 보호자 손을 잡고 등교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이다. 


오늘은 내 앞으로 엄마, 강아지, 아이 이렇게 셋이 학교 쪽으로 가고 있었다. 산책 겸 아이를 데려다 주시는 것 같았다. 강아지 귀엽다며 뒤따르고 있는데 갑자기 강아지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아니, 저 자세는? 그랬다. 힘을 주기 시작하는 강아지. 응가를 시작한 것이다. 아이는 깔깔거리고 엄마는 사람 많은 길 한복판에서 왜 이러냐며 당황해 하셨다. 


안그래도 아이와 어른들로 복잡한 길이었기 때문에 강아지의 응가는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역시 응가는 아이들 웃음코드였다. 다들 깔깔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갑자기 한 아이가 외쳤다. "웃지 말자! 너네 똥 쌀 때 누가 보면서 웃으면 좋냐?" 그러자 "맞아!"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얼굴만 웃고 웃는 소리는 안내면서 다시 보호자들과 함께 학교로 향했다.


강아지는 아이들의 관심을 받아 좋았던지 꽤나 신나는 얼굴로 두리번거리다가 응가했던 자리에 힘차게 뒷발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아이도 다른 아이들에 섞여 학교로 들어갔고 응가가 들어있는 봉투를 쥔 엄마는 강아지를 데리고 빠르게 그 자리를 떠났다. 


아, 얼마나 귀엽고 귀한 풍경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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