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14) 덕후이기에 가능한 덕질 블로그
블로그를 막상 운영하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이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에 맞닥뜨리게 된다. 초창기 블로그를 운영했던 시점에서 나도 그런 고민을 했고, 평범히 보내는 일상을 일일이 기록하는 것보다 조금 더 의미있는 글을 써서 블로그가 특별한 가치를 지니도록 하고 싶었다.
이리저리 고민했지만, 나는 '좋아하는 일을 편하게 계속 쓰는 수밖에 없다.'이라는 뻔한 답이외에 다른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누가 관심이라도 가질지 의문도 있었지만,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면 억지로 쓴 다른 글보다 훨씬 더 즐겁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글을 제일 먼저 썼고, 평소 하늘 사진 찍기를 좋아해서 하늘 사진을 찍어서 글을 썼고, 책 읽기를 좋아해서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처음에는 사진 한 장과 내용과 구성이 엉망인 글에 불과했지만, 점점 글을 쓰다보니 글이 길어지면서 좋은 글이 되어갔다.
특히 나는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서 많은 책을 읽고 글을 꾸준히 쓴 것이 다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가치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아는 단어가 늘어나고, 표현할 수 있는 문장력이 강해진다. 하지만 나는 책을 읽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고, 글로 적으면서 2차 과정을 거쳤다.
책은 그냥 읽은 데에서 만족하지 않고, 글을 쓰게 되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글쓰기 실력이 생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서 마냥 혼자 떠드는 글이 아니라 독자와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블로그에서는 큰 힘을 발휘한다. 좋아하는 분야라서 글을 쓰거나 2차 편집을 하는 일은 즐겁게 할 수 있다.
<덕질로 인생역전>이라는 책의 주인공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글로 남기는 데에서 시작했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에서 자신의 덕력을 과감히 드러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뭔가를 만들고 남기려고 했다. 그것이 덕업일치로 가는 기회가 되었다.
나는 정말 내가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부분은 전부 손을 댔다. 애니메이션, 만화, 라이트 노벨, 책, 시사, 게임, 각종 문화 행사, 사진 등 좋아하거나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고 생각한 일은 하나씩 체험해보고 글을 적었고, 꾸준히 글을 쓰면서 내가 자신 있는 분야를 찾을 수 있었다.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가 블로거 대상까지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평소 이야기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했던 이야기를 풀었기 때문이다. 나 혼자 어떤 일을 즐기거나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게 아니라 글을 쓰면서 바깥에 공유하며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떤가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사람들은 하나둘 댓글을 통해 여러 생각을 들려주었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글은 포털 메인에 선정되거나 SNS 공유를 통해 많은 사람이 읽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굉장히 힘이 샘솟는다. 6년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며 3,000편이 넘는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두 개의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공개된 글을 각각 합치면 약 4,000편에 이른다. 말로 4,000편을 말하면 쉽지만, 6년 동안 4,000편의 글을 쓰는 건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일이라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그 일을 좋아해야 하고,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어떤 글은 많은 비난 댓글이 달리면서 욕을 먹기도 했지만, 그것도 내가 앞으로 블로그를 통해 먹고살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면서 덤덤하게 넘겼다. 지금은 두 개의 정반대의 분야에 해당하는 카테고리를 나누어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 그런 비난 댓글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덕업일치는 누구나 시도할 수 있다. 블로그는 덕업일치로 가는 가장 효율적인 무기다. 언제라도 쉽게 우리 손에 넣을 수 있고, 그 무기를 더욱 강하게 하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덕질로 글을 쓰면서 계속해서 콘텐츠를 쌓아나가면, 토익 900점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자랑할 수 있는 스펙이 된다.
요즘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모르겠다고 한탄하고, 좋아하는 일이 있어도 할 시간이 없다고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내서 관심이 있는 일을 하나둘 체험해보면 분명히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냥 내가 웃으면서 하는 일이 분명히 있다. 그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만약 내가 좋아하는 일이 혼자서 즐기기 아까운 일이라면,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라도 만들어서 열심히 공유해보자. 처음에는 사람들이 읽어주지 않을지 몰라도, 계속해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꾸준히 콘텐츠를 적어나가면 어느 사이에 '파워'라는 수식어가 붙어 힘있는 블로거가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편의점에서 먹는 도시락이 좋아서 매일 후기를 적다가 큰 후원을 받게 되었고, 어떤 사람은 연예 기사를 적는 일이 좋아서 글을 쓰다가 실제 기사가 되기도 했다.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좋아서 꾸준히 적은 덕분에 책을 후원받으며 더 열심히 덕질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덕질이 바로 가장 좋은 나의 이야기이고, 다른 사람과 차별화한 멋진 스펙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