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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Oct 30. 2018

김치와 스팸

만약 김치와 스팸이 있다면, 보통 한국 남성은 밥 한 끼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요즘 기치를 싫어하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김치는 여전히 한국 사람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반찬이다. 맛있는 묵은지 김치는 다른 반찬 필요 없이 하나만 있어도 밥 한 공기는 뚝딱 해치울 수 있다. 이 묵은지를 이용해서 끓인 김치찌개 혹은 김치찜이 메인 반찬으로 나오면 밥 두 공기도 가능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 중 하나가 바로 김치찜이다. 내가 사는 김해의 맛집에서 먹은 김치찜은 '완전 대박!'이라며 놀랄 정도로 맛있었다. 그 집에만 가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도 밥 두 공기를 먹게 된다.

김치찌개와 김치찜은 맛있지만, 자취하면서 요리를 하기 귀찮거나 간을 잘 맞추지 못하는 사람이 하면 맛있는 김치만 버리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굳이 김치를 요리해서 먹기보다 그냥 김치 그 자체로 먹는 게 좋다. 만약 여기에 쉽게 구워서 먹을 수 있는 고기 맛을 가진 스팸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스팸 한 개로 우리의 식탁은 고기반찬이 추가된 화려함을 갖추게 된다. 두껍게 자른 스팸 한 조각이 느끼게 해주는 맛은 딱히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맛이다.

스팸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김치는 식욕이 떨어지지 않게 해준다. 김치와 스팸의 조합. 혼자서 밥 한 끼를 먹는 데에 이만큼의 사치도 없다. 만약 오늘 당신이 크게 무언가 먹고 싶지 않은데, 밥은 먹어야 해서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바로 스팸 한 개를 구워서 김치와 함께 밥을 먹어보자. 없던 밥맛도 다시 살아나서 밥 한 공기를 더 먹을지도 모른다.

오늘 점심은 스팸과 김치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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