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미주한국일보 문예공모 시 입상작)

by Mi Won

눈을 감은 채 긴 숨으로 아침을 맞는다

오늘도 할 일이 없을 것 같은

불안에, 서둘러 컴퓨터를 켠다

몸의 온 세포는 전화기에 쏠리고

울리는 건 주책없는

끼니때라고

배에서 나는 망할 놈의 소리


민망한 낮이 슬며시 지났다


죄 없는 공기에 거친 숨으로 속내를 보이고

수심 찬 얼굴 위로 노을이 들 때

주책없는 배는

또 끼니때라고

부끄럼 없이 그 망할 소리를 낸다


보잘것없는 경력이 부끄러워

정성 다해 만든 이력서를 보내고 나면

어느덧

할 일 없던

하루가 서럽게 지나간다


속절없이 하루의 끝이 보일 때쯤


어머니의 인기척에

잠든 척 등을 돌리고 코를 곤다

나의 손을

나의 산 같은 등을

토닥토닥 쓰다듬으며

잘 될 놈,

잘 될 놈

그녀 또한 혼잣말인 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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