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밍고와 프레디 머큐리

by Mi Won

홍학 목 새들의 총칭이며 홍학과에 속하는 플라밍고(flamingo)는 키가 90~150cm로 큰 새에 속한다. 대부분 외발로 서서 살아서 다리가 발달하였고 깃털은 붉은색에서 엷은 분홍색으로 화려하면서도 독특한 외모를 가졌다. 내가 플라밍고를 처음 본 것은 몇 년 전 친구와 같이 간 전주에 있는 공원이다. 무리로 다니는 그들의 아름다움에 취해 우린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했었다. 그날의 기억이 오래갔어도 깃털의 아름다움에만 빠져 부리의 괴상스러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전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를 보는데 주인공의 뻐드렁니에서 예전에 본 플라밍고의 구부러진 부리가 자꾸 생각났다. 내 눈에는 새와 사람이지만 자꾸 연상이 되어 주인공의 몸짓이 아름다운 플랑 밍고가 춤추고 노래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집에 오자마자 Queen 그룹 리더인 프레디 머큐리의 생애와 플라밍고에 대한 기사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기사와 내용을 읽다 보니 플라밍고와 프레디 머큐리의 비슷한 점이 몇 개 더 눈에 들어왔다.


머큐리 프레디의 본명은 파로크 불사라로 영국의 식민지였던 잔지바르에서 태어난 인도 사람이다. 그는 부모를 따라 어릴 때 잔지바르에서 인도로, 다시 인도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이민자다. 유난히 돌출된 구강구조 때문에 어릴 땐 Bucky(뻐드렁니)라는 별명으로 놀림도 받았다. 성인이 되어서는 콧수염으로 삐죽 나온 입을 감출 정도로 콤플렉스가 심했다. 그는 타고난 재능과 노력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가 되었다. 성공한 가수로 생활하던 어느 날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알게 되었고 그 원인으로 인해 이른 나이인 45세에 에이즈로 사망했다. 프레디는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것을 알기 전부터 사랑한 첫사랑 애인 메리에게 청혼까지 했지만 결혼식은 하지 않았다. 머큐리 프레디는 첫사랑인 그녀를 사랑했지만, 또 다른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그녀의 곁을 떠나야 했다. 그 후 그녀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어도 그가 죽기 전까지 둘은 좋은 친구로 지냈다. 그녀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그는 자신의 재산중 반과 저작권을 첫사랑 메리에게 유산으로 남기고 간 의리남이다.


화려하고 수려한 외모와 다르게 플라밍고는 습지나 호숫가, 바닷가에 서식하는데 주로 진흙이 있는 곳에서 산다. 다행히도 발에 물갈퀴가 있어 진흙 속에서도 잘 넘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휘어진 부리에는 여과기가 있는데 이것으로 플랑크톤이나 갑각류 따위를 걸러 먹고 새우나 게를 좋아해서 깃털이 붉다고 한다. 수명은 자연 상태에서는 15~20년이지만 사육 상태에선 길게는 40~50년 산다. 우아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사랑이 상징인 플라밍고는 금슬의 상징이기도 해서 한 번 짝을 이루면 평생을 함께하기에 결혼식 청첩장에 많이 사용된다.


나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 프레디 머큐리를 사회의 질서와 관습으로만 이해하고 저울질했지 내면의 아픔을 보지 않았다. 그런 것처럼 플라밍고도 아름다운 자태만 보느라 그의 굽은 부리를 보지 못했다. 플라밍고가 서있는 곳은 대부분 진흙 위라는 것도 알지 못했다. 영화에서 프레디 머큐리가 보헤미안 랩소디를 부르는 장면에선 눈물이 쏟아졌다. 한국에서는 “ Mama, just killed a man”(엄마 한 남자를 죽였어요)이라는 가사 때문에 1989년까지 금지곡으로 지정되었는데 나는 그 가사가 자기 자신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자가 남기는 유서처럼 들렸다. “Nothing really matters to me. Anyway the wind blows.(난 개의치 않아 어쨌든, 바람은 부니까) 이 부분에선 결국은 슬프지만, 현실을 받아들이는 그의 아픔이 가슴에 전달되어 슬펐다. 그의 예술성과 사랑 그리고 아픔을 알고 나니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비운의 천재가수라는 것을 느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보고 평가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관점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고 나와 의견이 다르다 해서 적대시할 필요도 없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이고 누군가에게는 나쁜 사람일 수 있지만 그것이 사람의 본모습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양면성이 있다. 사물이나 사람을 보는 시각이 예전과 다르게 자세히 보려는 선한 마음이 되었다. 남의 판단과 나의 편견으로 그동안 눈길을 주지 않았던 일들을 반성하는 계기도 됐다. 프레디 머큐리가 엄마 한 남자를 죽였어요 라는 노래에 왜 이리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나는 수많은 사람을 편견이라는 눈길로 죽이고 말로 죽였을 것이다. 묘하게 닮은 플라밍고와 프레디 머큐리의 자태가 아른거린다. 그에 대한 미안함에 하루 종일 보헤미안 랩소디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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