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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 Won Aug 09. 2020

밥값

손님이 제일 많은 오후 2시 

내가 일하는 곳엔 손님 하나 없다

시집 한 권 꺼내 

늘 그랬듯 눈으로 읽는다


하루 종일 나오는 음악과

손님의 발걸음이 어수선 해도

오늘은 용기 내어

소래 내어 시를 읽는다


신이 난 나는

더 크게

정호승 시인의 "밥값"을 낭송하고 나니

오늘의 나의 밥값이 감사하다



밥값 /정호승


어머니

아무래도 제가 지옥에 한번 다녀오겠습니다

아무리 멀어도

아침에 출근하듯이 갔다가

저녁에 퇴근하듯이 다녀오겠습니다

식사 거리지 마시고 꼭꼭 씹어서 잡수시고

외출하실 때는 가스불 꼭 잠그시고

너무 염려하지는 마세요

지옥도 사람 사는 곳이겠지요

지금이라도 밥값을 하러 지옥에 가면

비로소 제가 인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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