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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믹스커피 Apr 23. 2021

벚꽃엔딩

잎 보다 먼저 봄을 보고 싶어 

삐죽 얼굴을 내밀어본다

     

아직은 아닌가      


봄비라고 하지만 

아직은 찬기가 가득한데

여린 온 몸으로 찬기를 맞아버린다      


그러게 무얼 그리 서둘렀나 

그 얇은 꽃으로 어찌 봄서리를 견디려구     


활짝 폈던 꽃망울들이 

머슥해지면서 

툭툭 눈발처럼 날린다      


아직은 봄이 아닌가봐 

이럴 바에 눈이 되어버리자      


피어난지 몇일 되지 않아 

땅으로 내려가는 것도 억울한데 

가는 길에 조금 더 세상을 보자      


이왕지사 봄을 보겠다고 채비해서 나왔으니 

바람을 타고 옆으로 날라가 보자 

햇살 조금 더 머금어보고 내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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