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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향 Dec 15. 2021

왜 해야 되는지를 아는 것이 힘이다

동기부여의 힘


아는 것은 병이요. 모르는 것이 약이다?


가만 돌이켜보면 알고자 하는 지적 호기심을 느낀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물 흘러가는 대로 삶을 흘려보내며, 왜 사냐고 묻거든 그저 살아있으니 산다고 말하던 때가 있었다. 배부른 돼지처럼, 목표도 없고 생각도 없이 지내왔던 시절엔, 많이 알수록 머리만 복잡해지고, 모르면 모를수록 속 편한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누군가가 나의 뒷담을 하는 일, 이간질과 구설수에 휘말리는 일, 좁혀지지 않는 의견 차이 등.. 관계에 있어서는 더더욱 모르는 것이 약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랬던 나에게 잘하고 싶은 일들이 생겨났다. 


대학생 시절. 장학금을 받아서 꿈에 그리던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고, 학점을 잘 받아야겠다는 동기가 부여되자 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왜 해야 되는지에 대한 이유가 분명하니, 그다음엔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전략을 세우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학점을 잘 받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학점이 높은 친구들에게 비결 물어보기, 미친 듯이 공부하기, 답안 작성 시 객관적, 주관적 논리를 적절히 펼치며 빼곡히 채우기 등의 전략으로 그 학기에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잘하고 싶다는 고민을 품은 것은 유치원 교사 시절, 연구수업이었다. 유치원에 있는 모든 임직원들(원장 선생님, 원감 선생님, 부장 선생님, 모든 반 선생님)이 총출동하여 연구수업을 하는 반에 들어와서 교사와 유아 간의 상호작용, 수업내용, 환경 구성 등을 면밀히 관찰한 후 평가받는 수업이었다. 특히 그때의 연구수업은 지역 내에서 펼쳐지는 수업 연구대회를 나가냐 마냐를 결정하는 중대사를 앞둔 터라, 무조건 잘 해내야 했다. 이렇듯 분명한 동기가 부여되자 또다시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고, 수업 연구에 초집중을 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거창하고 화려한 수업을 상상했다. 누가 봐도 입이 떡 벌어지는 수업으로 전통혼례, 세기의 결혼식 등 스케일이 큰 수업을 생각하며 부담감만큼이나 부푼 허영심이 가득 차올랐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반 아이들이 색종이를 낭비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중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이 활동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가 명확해야만, 진하게 활동할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온 것이다. 색종이를 낭비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은 나는, 수업의 전체 흐름인 도입-전개-마무리 중에서도 특히 '도입'부분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색종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영상을 보여주고, 색종이가 되어 신체표현활동을 진행한 후 느낌을 이야기 나누었던 수업을 진행하였다. 화려한 수업이 아닌 소박하지만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활동을 풀어냈고, 연구수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 이후 색종이를 대하는 아이들이 마음이 달라진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듯 유치원생들의 수업에서도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힘! '도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공식을 나에게도 대입시켰다.

그 이후 나는 어떠한 목표가 생길 때마다 '도입부'에 엄청난 공을 들이는 습관이 생겼다. 



왜 해야 되는지를 아는 것!

그것이 동기부여의 원천이다.


동기부여란? 

어학사전에 의하면, 집단이나 개인 혹은 동물에게 어떤 특정한 자극을 주어 목표하는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목표로 도달하기 위한 '특정한 자극'은 무엇일까?


이것은 아마도 개개인마다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목표가 생기면 특정한 자극을 받기 위해, 내부를 향한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두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질문 1. 그것을 왜 해야 되는지?

- 질문 2. 어떻게 해야 되는지?


왜 해야 되는 것인지 이유가 분명할수록 목표로 도달할 수 있는 에너지가 더 많이 형성되고, 해야 되는 이유에 따라 그다음엔 어떻게 펼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잘 짜게 된다면, 결국 원하는 것을 이뤄낼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질문 1번, 해야 되는 이유가 불분명하다면 동기부여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질문 2번으로 가기도 전에 흐지부지 되어버리기도 한다. 목표로 향하는 굳은 결심을 흐릿하게 만들어버리는 상황들... 작심삼일의 늪에 빠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해야 되는 분명한 이유를 찾는 것! 

해야 되는 이유를 파고드는 습관으로부터 특정한 자극을 받게 되는 것이다.


왜 해야 되는지를 아는 것이 동기부여의 시작이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선명할수록 동기부여의 힘을 더 단단하게 누릴 수 있다. 


동기부여가 당신을 시작하게 한다. 습관이 당신을 계속 움직이게 한다.
- 짐 론 Jim Rohn (1930-2009) -


글쓰기로 우주 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 갑니다. 12월의 주제는 '동기부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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