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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코치 Mar 20. 2023

Engagement Survey: 직원몰입도 조사

존경받는 기업, 위대한 기업들이 모두 다 하고 있는 기본 중의 기본

나는 글로벌 기업에서 20여 년간 인재 및 조직개발 업무를 해왔는데, 내가 몸담았던 모든 글로벌 기업은 직원 Survey를 정기적으로 실시했다.


Pulse라고도 이름을 붙이기도 하고, Engagement Survey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는데, 후자의 이름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일종의 #직원몰입도 #eNPS 를 측정하는 도구인 셈이다.


HR이 전문영역으로서 오랜 기간 중심을 잡고 비즈니스 리더들에 원칙에 기반한 HR을 해온 글로벌 기업에서는 Engagement Survey는 일종의 매년 당연히 해야 하는 '루틴'이자 리더들의 '수능시험'과도 같은 역할이다.



현업 리더들은 좋아하지 않아.


리더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조직의 eNPS 결과가 나오게 되고, 이 내용에 대해 본사에서 리더십을 평가하는 데 참고를 하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는 것이다. 한국지사 대표는 서베이의 문항의 한국어 번역본을 좀 더 교정하여, 점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보려고 하기도 하고, 또는 APAC 또는 본사 리더에게 한국인은 원래 짜다고 약을 치기도 한다 (사실 어느 정도 맞다. 한국과 일본이 특히 그러한 경향이 있다)


구성원들은 회사에 대한 나의 목소리를 공식적으로 전달할 채널을 필요로 하고, 회사가 그것을 익명으로, 안전하게 매년 정기적으로 운영해 줌으로써,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회사에 전할 수 있음에 '내가 존중받고 있다'라고 느끼게 해 준다.


HR에서도 직원의 morale 수준을 바로 알아볼 수 있는 바로미터의 역할을 Engagment Survey가 톡톡히 해주기 때문에, 결과를 잘 분석해서 리더에게 전달하고, 구성원들에게도 공유를 한다.


현업 리더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바로 영업 등의 실적과 연결되지도 않고, 자신의 리더십, 조직운영 능력을 평가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조직 리딩에 관심이 많은 리더들은 결과물을 잘 분석하고, 조직을 동기부여하는 데 결과를 잘 사용하지만, 대부분은 귀찮은 숙제로 여기거나, 결과지를 무시한다.



글로벌 회사와 한국 대기업의 Engagement Survey



글로벌 회사는 HR가 CoE(전문가 집단: Center of Expertise)로 구성이 되어 있고 본사에서 바로 컨트롤을 하며, 한국 비즈니스 리더와는 파트너링 체제이므로 HR이 좀 더 원칙 중심으로 이런 Engagement Survey를 운영할 수가 있는 기반이 되어 있다.


한국 대기업도, 삼성 LG 현대 등 그룹 차원의 'HR'조직이 있는 경우, 이러한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알고 지원하는 경우는 이런 부분이 잘 되어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각개전투의 HR 정책이 계열사별로 이루어지고, 거의 계열사 경영진의 HR 인식이 '운영'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을 많이 보았다.


따라서, Engagement Survey가 잘 운영되는 한국 대기업이라도, 실행은 제대로 하지만, 결과에 대한 팔로업, 리더들의 공감과 조직 구성원들과의 대화, 중점 분야에 대한 액션플랜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Survey는 전문 플랫폼 운영업체가 너무나 많고 (돈이 좀 들겠지만) 잘 골라서 조직에 맞게 커스터마이즈 해서 운영하면 된다.



Engagement Survey의 성공요건




- 회사의 의지:

현업 리더이건 HR 이건 이것은 Must -do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보통 그렇지 않아서 한두 번 해보다, 돈이 든다고 멈추게 되기도 한다.


- 장기 연속성:

위의 회사의 의지가 전제되어야 가능한데, 장기 연속으로 진행되어야, 구성원의 morale의 추이를 단위 조직별, 직무별, 성별별 등으로 트래킹이 가능한데, 한두 번 이벤트로 하다가 없애버리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



- 결과의 구성원 공유 및 팔로우업:

구성원들은 기대감을 갖고 서베이에 참여를 하는데, 결과에 대해 공유도 해주지 않고, 개선 분야에 대해 팔로우업도 없다면. 그냥 결과를 경영진과 HR만 밀실처럼 보고 끝낸다면, 도대체 Engagement Survey를 왜 하는 건가? 돈 낭비이며 시간 낭비다.


사실 쓰고 보니, 첫 번째 것만 해결되면 나머지 두 개는 그냥 해결된다. 리더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회사를 축소, 매각할 생각이거나, 그래서 인력 퇴사를 종용하려면 조직문화를 망치면 된다.




좋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기본 - Engagement Survey의 꾸준한 시행


내가 아는 외국계회사의 한국인 리더 (대표급)은 100이면 100 모두 Engagement Survey를 억지로 했다. 본사에서 시켜서 억지로 하는 케이스였다. 그러나, 한국 회사의 경우는, 대표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가, 경영실적이 악화되니 서베이 운영비 아낀다고 그냥 stop 시켰다.


그런데 본사에서 시켜서 억지로 했던 그 글로벌 회사들은 다 직원들이 회사를 사랑했다. 회사가 자신을 존중한다고 믿었다. 그 글로벌 회사의 본사 HR은 수십여 년간 Engagement Survey를 실시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개선점은 어떻게 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개선이 되고 안되고는 별개)


그 두 개의 회사들은 최고의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로 재직 중인 구성원에게, 또 취업 희망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당신이 리더라면, 당신의 회사를 어떤 회사로 만들고 싶은가? Engagement를 끌어내고 싶은가. 먼저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진심으로 노력하겠다고 해라. 노력했는데 잘 안된 것은, 조직을 사랑하는 구성원이라면 다들 이해하고 함께해 준다.



최악은 구성원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서베이 결과든 회사의 상황이건 알려주지 않으며, 조직문화 프로그램을 쇼 이벤트 수준으로 생각하는 경영진이다. 구성원들은 그 회사에 1초라도 있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 인력 효율화를 위해 퇴사를 은근 종용하는 전략이라면, 인정. 조직문화를 망치는 것이 젊은 세대들의 퇴사를 부추기는 제일 빠른 전략이다 (물론 가장 일할만한 high performer들만 이직한다는 것이 함정).


그런데 내 조언은 한번 망가진 #조직문화 다시 세우기 어려우니, 회사를 폐업하거나 어디 팔아넘길 의도가 아니라면, 조직문화 망쳐서 퇴사 종용하기보다, low performer의 권고사직 프로세스가 현명할 것이다.


물론 이런 회사는 저성과자 권고사직도 어려울 것이다. 원칙 중심의 HR을 안 했을 가능성이 높으니 저성과자 성과평가 관리가 제대로 안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저성과자임을 어찌 증명할 것인가. 노조도 무섭고 법적 리스크가 크다. 그냥 돈을 많이 줘서 내보내는 희망퇴직을 하는 게 나을 듯.







구성원이 사랑하는 회사를 만들려면, Engagement Survey부터 당장 시작하라. 


그리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소통하라. 그것을 일 년에 한 번, 두 번씩 정기적으로 계속해라. 당신이 리더로 재직하는 동안 계속. 그리고 당신이 리더의 자리에서 물러나면, 다음 리더가 계속하게 하라. 그것이 '지속 가능한 기업',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기본 중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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