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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플러 Miyoung Apr 24. 2023

내가 찾고 있었던 것

글쓰기



오늘에야 확연히 알았어요.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었던 게 무엇이었는지. 아마도 4년 전부터 였던 것 같아요. 나는 무언갈 계속 찾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것 저것을 해보고, 여기 저기를 가보았어요. 요 며칠 전부터 전조 증상이 온걸까요? 이상하죠?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그 전에도 보였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보려고 애쓰니 보여지지 않고 안보려도 애쓰니 더 안보여졌어요. 보려고 애쓰지도 안보려 애쓰지도 않았어요. 아, 잘 모르겠네요. 전 그냥 계속 내 안과 밖에서 무언갈 찾고 있었어요. 나를 사랑하고 나를 칭찬하고. 이런 일들을 사람들은 하나요? 글쎄요. 난 사실 하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어요. 의식적으로 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죠.

내가 나를 칭찬하고 내가 나를 사랑하는 법은 넌 잘하고 있다 넌 사랑스럽다 넌 정말 멋지다 같은 말을 해주는 건데 그걸 지금까지 안하고 살았어요. 의식적으로 해야한다는 걸 몰랐어요. 그럼 그동안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요?

한 번도 내 안의 나를 꺼내 본 적이 없었던 거죠. 그 어린 아이를, 관심에 굶주려있던 그 아이를 한번도 봐준적이 없었어요. 내가 엄마에게 바라던 감정을 내안의 나에게는 왜 줄생각을 못했을까요.


최근에야 알았어요. 요 몇 년간 내가 찾고 있었던 건, 그렇게 많은 일들을 하면서 내가 찾고 있었던 건 결국 따듯한 사람들이었다는 걸요. 나는 따듯한 사람들과 살고 싶어요. 

똑똑한 사람보다 따듯한 사람

뽐내는 사람보다 따듯한 사람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보다는 따듯한 사람

길을 걷다, 카페에서, 버스 안에서 가끔씩 한 곳을 응시할 때가 있거든요. 그때 나는 무의식적으로나마 찾고 있었나봐요. 따듯한 사람들을.


따듯함은 감정이죠. 온도이기도 하구요. 에너지이기도 하죠. 그 무엇이든 이제 따듯한 걸 늘 가까이 해야겠어요.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니까요. 항상 따듯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내가 되어야겠어요. 그래도 잘했구나. 넌 언제나 최고구나.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요.


글쓰기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이제 제가 글을 쓰는 건, 일기장에 시시콜콜한 이야기와 결국 이런 저런 다짐을 하곤 했던 고등학생 때와는 좀 다르네요. 혼자 글쓰기가 아니라 글을 공유하는 그룹과 함께이니 함께 글쓰는 격이 되겠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글로 적고 그 글을 공개하는 이 모든 과정이 결국 따듯함을 위한 거란걸 알았어요. 저는 그렇게 느껴지네요. 며칠전 ‘따듯한 사람이 좋다’고 제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개했었어요. 그랬더니 따듯한 사람들이 주위에 더 많이 생기고 또 그러니 제 마음도 더 따듯해지는 걸 느꼈어요. 지난해는 저에게 참 의미있는 한 해였어요. 제 책이 출간되었으니까요. 참 감사한 일이죠. 참 기쁜일이기도 하죠. 그런데 전 너무 힘들었어요. 마음이요,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요? 아직 내려놓지 못한 일들이 회색그림자가되어 저를 쫒아 다니는 게.. 정말 가볍지 않은 한 해를 보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참 좋은 사람들을 꾸준히 만났어요. 글쓰기 모임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책과 글로 따듯한 사람들을 만나고... 따듯함을 잃지 않은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에게서나 타인에게서나.

글쓰기는 내가 따듯함을 잃지 않도록 안내하는 도구 같아요. 글을 며칠 쓰지 않으면 힘들어지는 이유이기도 하죠. 저는 따듯한 사람이 되고 싶은 냉랭한 사람인가봐요. 글을 쓰지 않으면 점점 몸이 식어가요. 따듯한 사람들은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인가봐요. 여기서 글을 잘 쓴다는 건 기술적인 부분이나 문장력을 뜻하지 않는다는 거 잘 아시죠? 그건 바로 자신을 성찰하는 글쓰기를 말하는  건데요. 성찰도 대단한 것이아니라 글을 쓰다보면 저절로 일어나는 현상인 것 같아요. 따듯한 사람이 되도록 늘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오늘은 급 고백, 다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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