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귿' 집으로 찾아온 선물

정기간행물 2

by miyouvely

이 녀석을 집에 들일 계획은 전혀 없었다.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농부가 된 아버지가 한아름 들고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묵직한 무게감과 가늘게 얽혀있는 실타래를 뽐내는 늘씬한 녀석. 마법을 부렸나 싶을 정도로 어제는 보이지 않았던 녀석이 머리를 들이민다. 이실직고하자면 시작은 양팔로 끌어안아야 할 정도로 큰 규모였다. 물이 아닌 흙과 친구인 녀석을 절반이나 물에게로 보낸 실수를 범했다. 하수구 냄새도 아닌 것이 코를 예민하게 만드는 이내 인상 찌푸리게 만드는 주범으로 만들었다. 무지한 주인을 만나 고생한 녀석과 헤어짐을 경험해야 했다. 선물 받은 날 반으로 잘라 차가운 냉기로 생명력을 연장해 둔 녀석을 바라보며 참 다행이다 싶었다. 할머니가 보셨다면 등짝 스매싱을 맞았을 테지만 쉿 우리만의 비밀이다. 몇 차례 흔적도 없이 눈물 쏙 뽑을 향을 남기고 내게 흡수됐지만 쑥쑥 자라 독립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흐뭇하다.




@copyright _ miyouvely


대파 Spring Onion

주의사항 / 물에 담가서 키우지 말 것. 뿌리를 뺸 윗부분은 과감하게 잘라 냉동보관하고 흙에 뿌리 부분을 살짝 보일 듯 말 듯 심어주면 쑥쑥 자라남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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