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선물 05
하나하나 혼자가 아니더라
나무 꽃 바위 흐르는 물까지
하나하나 혼자가 아니더라
부둥켜안고 하나 된 그 풍경이
그러나 낙엽 하나 흘려보내는 물
우수수 바람에 스치는 나뭇가지
외롭다더라 외롭다더라
그립다더라
돌아오는 그 길에 알겠더라
그리웠던 건 나였음을
돌아오는 길에 나는 알겠더라
외로웠던 건 나였음을
흐르는 물소리에 눈물 훔치게 하고
스치는 바람결에 고개 떨구게 하는
조각난 기억에 그리움
구멍 난 가슴에 외로움
살고 있더라
흐르는 물소리에 눈물 훔치게 하고
스치는 바람결에 고개 떨구게 하는
조각난 기억에 그리움
구멍 난 가슴에 외로움
살고 있더라
하나하나 혼자가 아니더라
그리운 건
나 혼자였더라
외로운 건
나 혼자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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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나만 왜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일까'
고민하게 되는 일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나는 빈번히 이런 생각으로
슬픔의 깊은 곳에 나를 밀어 넣어 깊이 잠기게 하기 일쑤였다.
겨울이 끝나는 이른 봄
얼음이 녹아 그 밑으로 흐르는 물을 보았다.
그 물 소리에 이런 슬픈 마음을 흘려 보내며 앉아 있을 때
불연듯 마음에 울렸다.
모든 것들이 더불어 엉켜서 존재한다.
혼자인 것은 없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쓸쓸하고 혼자인 것만 같을까.
가만히 들여다보니,
내 생각 뿐이었다.
물, 바람, 흙, 나무,
그리고 친구들이
내 곁에 있었다.
슬퍼하는 나 자신만 보느라고
늘 거기 제 자리에서
성실하고 아름답게 존재하는 이들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나만 보고 있었다.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