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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정 Nov 23. 2021

선물

바람의 선물 07

어쩜 그렇게 마알간 

너의 영혼을 고이 간직해왔니

어쩜 그토록 영롱한 

너의 사랑을 깊이 간직해왔니  


그 고았던 봄날 어여쁜 꽃잎들

진한 바람에 흩뿌려 

선물로 보내주고 

푸르렀던 여름 빛나던 네 꿈들

노랗게 붉게 물들어 

 가슴에 별이 된다 


쏟아지는 가을비 너의 몸 적시고

 발길에 부서져 

온몸에 스며든다

내 볼에 눈물들 너의 맘 적시고

고요한  사랑 깨워 

 신비에 품어 안는다


그 고았던 봄날 어여쁜 꽃잎들

진한 바람에 흩뿌려 

선물로 보내주고 

푸르렀던 여름 빛나던 네 꿈들

노랗게 붉게 물들어 

 가슴에 별이 된다


어쩜 그렇게 마알간 

너의 영혼을 고이 간직해왔니

어쩜 그토록 영롱한 

너의 사랑을 깊이 간직해왔니 


————-


온통 비에 젖어 걸었던 그 산행.

지리산 곳곳을 누비는 매일이 빗속이었다.

래도 아무 상관 없었다.

안개 자욱한  내리는 산중은 신비로웠다.

꽃이 활짝   지리산만이 아니었다.


비 오는 산을 오른다는 것은

 몸이 

산과 

오롯이 빗속에 하나로 되어

우중신비에 담기는 것이었다.


하산하던 날

해가 쨍하고 내리 쬐었다.

내려오는 발걸음 사이

물소리가 들렸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소리의 근원을 찾을 수 없었다.


길섶 낙엽들이 덮여있는 그 안에 숨어

흘러 내리는 물이 있었다.


어쩜.


처음 나온 내 목소리였다.

어쩜 그렇게 마알갛게 그렇게..어쩜…


노래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봄의 꽃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이거니와

여름날의 푸르름이,

가을날의 단풍잎이

비오는 날의 신비로움 

 모든 모습이 

지리산이었다.

그 모습 전부가 아름다웠다.

그 모습이 온전히 나에게 선물이었다.


내 부모님, 내 사랑하는 이는

내가 원하는 모습일 때만 아름다운 선물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바람 속, 빗 속  

그 모든 시절에 존재하였던 모습 그대로

내게 선물이었다.


꼭 필요한 때에

값 없이 주어진 선물.


https://youtu.be/WCype9cj7-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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