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선물 07
어쩜 그렇게 마알간
너의 영혼을 고이 간직해왔니
어쩜 그토록 영롱한
너의 사랑을 깊이 간직해왔니
그 고았던 봄날 어여쁜 꽃잎들
진한 바람에 흩뿌려
선물로 보내주고
푸르렀던 여름 빛나던 네 꿈들
노랗게 붉게 물들어
내 가슴에 별이 된다
쏟아지는 가을비 너의 몸 적시고
내 발길에 부서져
온몸에 스며든다
내 볼에 눈물들 너의 맘 적시고
고요한 내 사랑 깨워
네 신비에 품어 안는다
그 고았던 봄날 어여쁜 꽃잎들
진한 바람에 흩뿌려
선물로 보내주고
푸르렀던 여름 빛나던 네 꿈들
노랗게 붉게 물들어
내 가슴에 별이 된다
어쩜 그렇게 마알간
너의 영혼을 고이 간직해왔니
어쩜 그토록 영롱한
너의 사랑을 깊이 간직해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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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비에 젖어 걸었던 그 산행.
지리산 곳곳을 누비는 매일이 빗속이었다.
그래도 아무 상관 없었다.
안개 자욱한 비 내리는 산중은 신비로웠다.
꽃이 활짝 핀 봄 지리산만이 아니었다.
비 오는 산을 오른다는 것은
내 몸이
산과
오롯이 빗속에 하나로 되어
우중신비에 담기는 것이었다.
하산하던 날
해가 쨍하고 내리 쬐었다.
내려오는 발걸음 사이
물소리가 들렸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소리의 근원을 찾을 수 없었다.
길섶 낙엽들이 덮여있는 그 안에 숨어
흘러 내리는 물이 있었다.
어쩜.
처음 나온 내 목소리였다.
어쩜 그렇게 마알갛게 그렇게..어쩜…
노래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봄의 꽃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이거니와
여름날의 푸르름이,
가을날의 단풍잎이
비오는 날의 신비로움
그 모든 모습이
지리산이었다.
그 모습 전부가 아름다웠다.
그 모습이 온전히 나에게 선물이었다.
내 부모님, 내 사랑하는 이는
내가 원하는 모습일 때만 아름다운 선물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바람 속, 빗 속
그 모든 시절에 존재하였던 모습 그대로
내게 선물이었다.
꼭 필요한 때에
값 없이 주어진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