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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정 Nov 23. 2021

너에게로 간다

바람의 선물 09

아무도 모르는 너에게 간다

하늘이 열리는 날에 

꽃신 신고 

간다


아무도 모르는 너에게 간다

하늘이 열리는 밤에 

 맞으러 

간다 


몰아치는 바람 

겨울꽃에 감사하고 

기다려왔던 봄날 

차가운  마다지 않고

뜨겁던 한낮의 소나기마저 

부끄럽게 만들던 

그대  


화려한  푸르름도 

훌훌 떠나보내고 

문득 찾는 그리움도 

품는 그대 

화려한  푸르름도 

훌훌 떠나보내고 

문득 찾는 걸음마저

품는 그대 


아무도 모르는 너에게 간다

너에게로 

간다


———————


겨울의 끝자락 헤이리예술마을로 왔다.

매일 똑같은 곳을 걸어 출근을 했다.

꽃 피워 환하게 하고,

여름이 되니 초록잎으로 그늘을 만들고,

바람 불어오니 낙엽 떨구는 나무를 보며

눈 내리는 겨울에도

걸어서 출근을 했다.


벚나무였다.

변함없이 나를 기쁘게 해준 나무.

멋지지 아니한가.


나를 지켜보는 이가 있다면

나를 지켜주는 이가 있다면

이 벚나무 같을 것이라 생각이 들어

감사했다.


내가 그처럼 서 있고 싶다.

문득 찾고 싶은 그 나무같이.


https://youtu.be/x0yH21-OE8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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