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여행도 사람이 먼저다’ 에어비앤비체험의 성장의
에어비앤비 브랜드 아이덴티티(BI)가 ‘소속감’ 일만큼 에어비앤비는 올바른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노력한다. 에어비앤비 존속 근간은 사람들 간의 신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특히 에어비앤비는 커뮤니티 내 ‘차별’에 대해 엄중하게 대처하고 있다. 브라이언 체스키는 <포춘> 주관 ‘브레인스톰 테크’ 콘퍼런스에서 “우리의 미션은 사람들을 한데 묶는 것입니다. 차별은 우리 미션의 최대 장애물입니다. 우리가 그 문제를 단순하게 대응하려 한다면, 결코 미션을 달성하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출처: 에어비앤비 스토리) 에어비앤비 메인 홈페이지 하단을 보면 ‘다양성과 소속감’이라는 탭이 있다. 이를 클릭하면 ‘다양한 문화를 품은 커뮤니티가 진정한 에어비앤비를 만듭니다’의 문구와 함께 체스키의 포부를 찾아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선하고 모든 커뮤니티는 구성원들이 편안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에어비앤비 사명의 핵심입니다. 에어비앤비가 회사로서 직면한 도전 과제 중 차별보다 더 중대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차별 없는 에어비앤비를 만드는 것은 저희 정체성과 저희가 지지하는 가치의 핵심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체험도 이러한 에어비앤비 철학이 깃든 서비스다. 숙소공유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신뢰가 에어비앤비체험의 존속 요건이기 때문이다. 호스트와 게스트는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매개로 서로 신뢰하고 이 신뢰를 통해 매칭이 이뤄진다. 따라서 에어비앤비 커뮤니티 내 주체들 간의 관계를 통해 에어비앤비체험의 성장 비결을 알아보는 것은 유의미하다. 에어비앤비를 움직이는 주체는 크게 에어비앤비, 호스트, 게스트로 구성된다. (1) 게스트와 호스트 관계, (2) 에어비앤비와 호스트와의 관계 그리고 (3) 에어비앤비와 게스트와의 관계를 차례로 살펴보자.
(1) 게스트 - 호스트
1980년대 이동수단의 발달과 여가시간 증가로 인해 누구든지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대중관광’ 시대 속 대표적인 여행상품은 ‘패키지 투어’였다. 관광객들은 무리 지어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짧은 기간 많은 것들을 보고자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고 이곳저곳을 누빈다. 버스가 멈추면 가이드는 단체여행객들을 인솔하며 여행지에 도착해 해당 지역의 역사, 문화를 설명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가이드의 설명을 듣지 않는다. 사진 찍기에 바쁘기 때문이다. ‘사진만이 남는 것’이라 외치며 관광지 이곳저곳을 사진을 찍는다. 관광객과 인솔자인 가이드는 형식적인 관계에 국한되며 서로 간의 교감도 제한적이다.
1990년대 이후 많은 여행객들은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을 선택하게 되었다. 혼자 여행을 기획하고, 마음껏 자유를 느꼈다. 혼자 관광지를 찾아 그곳에서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셀카를 찍어본다. SNS상에 올라온 꿀팁들을 찾아다녀본다. 그런데 막상 이른바 ‘SNS 핫플’에 도착하니 사진과 너무 다르다. 실망이다. 패키지여행이 싫어 자유여행을 떠났지만, 막상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다. 이곳저곳을 혼자 다니다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다.
에어비앤비체험은 패키지 투어와 자유여행 사이를 파고든다. 패키지 투어와 자유여행 각각의 장점을 강화하는 반면, 단점을 보완하여 이 두 형태의 여행 방식의 중간영역에 포지셔닝을 한다. 게스트와 호스트와의 교감은 에어비앤비체험에 필수 요소이다. 소수 인원이 체험에 참여하는 만큼 호스트와 게스트 간의 인간적인 소통이 활발하다. 에어비앤비체험 호스트는 지역민으로서 자신들이 누구보다 잘 아는 동네를 게스트에게 소개하거나 특정 취미 애호가로서 취미를 게스트와 공유한다. 호스트의 독특한 취미 또는 전문성은 여행객들이 자유여행을 선택했다면 경험하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에어비앤비체험이 선사한 특별한 경험을 리뷰와 별점을 통해 에어비앤비 커뮤니티와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2019년에 열린 에어비앤비체험 호스트 서밋에서 밝힌 2019년 9월 서울 기준 후기 수는 총 16,000개 이상이다. 이는 게스트가 34,000명 이상임을 고려할 때 후기를 공유하는 비율은 약 47%에 달한다. 또한 게스트들은 호스트가 제공하는 체험을 매우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기준 평균 별점은 5점 만점에 4.92점이며 별 5개 후기가 전체의 93%를 차지한다. 한국 전체 체험에 참여한 게스트 수는 9월 기준 42,000명 이상이며 후기는 19,000건 이상이다. 체험에 참여한 게스트 45%가 후기를 남는다. 한국 전체의 평균 별점은 4.91점이고, 별 5개 후기가 전체의 92.9%를 차지한다.
(2) 호스트 - 에어비앤비
“관광객 때문에 살 수가 없다.” 서울의 대표 관광지 북촌한옥마을 주민들은 관광객이 제발 동네에 오지 말아 달라고 호소한다. 북촌한옥마을 곳곳에 ‘조용히 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붙어있지만 너무나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 바람에 주민들은 매일매일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오버투어리즘’이라 부르는데, 유럽의 대표적 관광지 바르셀로나, 암스테르담은 이미 겪고 있는 현상이다. 오버투어리즘은 한 관광지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생태계 훼손이나 주민 생활 침해 등 부작용이 생기는 현상이다. 중국과 같은 개발도상국들의 소득수준이 늘면서 오버투어리즘 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면 지역민들은 피해를 입는다. 수많은 관광버스의 주정차로 인해 교통 혼잡은 물론이고 관광객들이 남긴 쓰레기 등 환경오염을 감내해야 한다. 커피 등 프랜차이즈들이 대거 몰리면서 지가가 상승한다. 지역민들은 거주환경 악화로 오랫동안 사라온 지역을 떠난다. 지역민들이 다른 곳으로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관광객 급증으로 인해 기존 주민들의 거주환경이 위협받는 상황이 빈번해지자 일부 언론사는 관광 젠트리피케이션을 의미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 신조어까지 등장시켰다. (안지현, 김남조 2018) 북촌한옥마을 지역민들을 실제로 동네를 떠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한옥 관광’을 위해 사람들이 몰리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과 가회동의 올해 4월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7369명(삼청동 2866명+가회동 4503명)으로, 2011년(8970명)에 비해 17.8% 줄었다. 같은 기간 종로구의 인구 감소율 8.3%의 두 배에 이른다.
에어비앤비체험은 이와 같이 소외되어왔던 지역민들을 관광의 핵심주체로 변모시켰다. 사실 관광지가 개발되면 지역이 발전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그 사이 지역민들은 철저하게 소외되어왔다. 지역민들은 관광지 개발로 인한 수익창출 등과 같은 편익을 누리지 못하고 관광객들의 소음을 감내해야 했고, 결국에는 생활터전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에어비앤비체험을 통해 지역민들은 지역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관광을 직접 기획한다. 에어비앤비체험을 통해 지역민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시각에서 지역을 소개하고, 나아가 수익을 창출한다.
에어비앤비는 지역 호스트들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지원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것은 보험이다. 체험을 진행하는 도중 제삼자가 배상을 청구한 경우 호스트는 건당 미화 최대 1백만 달러까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에어비앤비는 정기적인 호스트 교육과 모임을 주최한다. 2019년 9월, 에어비앤비는 체험 호스트들을 위한 모임인 ‘에어비앤비 체험 호스트 서밋 @서울’을 개최했다. 이처럼 에어비앤비체험 호스팅을 위한 팁, 성장방안 그리고 다른 호스트들과의 네트워크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고, 2019년 11월에는 여성게스트와 호스트의 안전을 위한 ‘여성안전지원 교육 서밋’을 주관하기도 했다. 또한, 에어비앤비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24시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도움말센터 운영을 통해 호스트의 다양한 상황에 대처를 하고 있다.
3) 에어비앤비 - 게스트
에어비앤비 이용자는 에어비앤비라는 플랫폼을 신뢰한다. 플랫폼에 대한 믿음은 이용자들로 하여금 자발적인 자신의 정보공개를 촉진한다. 신뢰에 따른 자발적 정보공개는 온라인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에 특히나 중요하다. 게스트가 스스로 자기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호스트는 체험이 시작하기 전에 게스트의 성향과 출신 등을 파악하고 호스팅을 준비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체험에 참여하는 게스트들은 에어비앤비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들 대부분은 이미 에어비앤비 공유숙박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으로 에어비앤비 팬이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에 대한 신뢰 때문인지, 내 체험을 이용하는 고객들 중 약 30%는 아무런 여행계획 없이 서울을 찾는다. 그리고 내게 서울에서 가봐야 할 곳을 추천받기도 한다.
에어비앤비체험은 여행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여행에서 어떤 경험을 했느냐가 중요해진 소비자는 다양하고 신선한 액티비티를 선보이는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찾는다. 에어비앤비체험은 지역민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다는 점에서 게스트는 호스트의 동네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열정을 느낄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게스트는 여행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진정성은 에어비앤비체험을 여행자들의 경험을 더욱 새롭고 특별하게 만들고 이는 모두 에어비앤비 플랫폼에서 비롯된다.
에어비앤비체험은 여행자의 편리성을 극대화시킨다. 최근 여행자들은 자신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여행코스를 원하지만, 바쁜 일상으로 인해 여행코스를 짤 시간이 없다. 또한 여행자들은 느슨한 관계가 보편화됨에 따라 남에게 질문을 하는 것을 꺼려한다. 바쁜 이들을 위해 에어비엔비체험은 수백 가지의 다양하고 높은 질의 여행상품을 제공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볼 필요없이 게스트들은 에어비앤비를 믿고 체험을 예약하면 된다. 비교적 유연한 환불정책 또한 여행자의 편리성을 극대화시킨다. 게스트는 예약 후 24시간 이내 또는 체험시작으로부터 7일 이상 시간이 남아있는 상황에 예약을 취소할 경우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환불정책은 호스트에게는 불리할 수 있지만, 게스트에게는 유연하게 여행일정을 세울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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