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와 나는 바카스와 레드불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게 아닌가?
그냥 자주 마시는 건가?
둘 다 나른한 오후
두 눈이 번쩍이는 고카페인의 달짝지근하고 청량한 음료를 들이켜곤 했다.
그렇다.
지루한 회의 끝에,
답답하고 첨예한 대립 끝에,
고고한 커피숍의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아닌
편의점의 바카스 혹은 레드불이 우리의 선택이었다.
달다.
굳이 이 둘의 차이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사실 큰 차이는 없다.
탄산의 유무와 양의 차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명한 차이로 채택할 수 있는 건
‘횟수’ 즉, 빈도 일 것이다.
그리고 ‘어디에서’이다.
웃기시네.
레드불 물고 가다가,
길바닥에서 무심코 내가 내던진 당찬 말에 턱 끝을 치켜세우며 웃어젖히던 그 때다.
나는 웃긴 사람이 아닌데.
라고 말도 안 되게 B는 되받아 친다.
이때에,
나는 내게 주어진 모든 것이 아직도, 꽤 설레고 의기양양했다.
그래서 거침이 없었고,
여기저기 어울리며 빛을 내고 있었다.
언제나 나는 흐트러지지 않은 꾸밈새
디테일을 놓지 않으며,
피로 대신 쇼핑과 스타일로 과감하게 나를 드러냈다.
내겐 튼튼한 믿음이 있었고,
나아가려고 애쓰는 마음이 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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