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나의 한 줄을 바꿨고, 시간은 나를 그냥 바꿨다.
나는 〈 시 〉라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맥락 없이 흘러가는 문장,
대체 뭘 말하려는 건지 모르는 추상 속에서
나와는 거리가 먼 언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것들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
최대의 언어를 다듬고 또 다듬어 ─
최소의 언어로
최상의 단어를 나열하여 쓰인 형태 더라.
알고자 하면,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가 이 때문 이더라.
우연히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다, 나는 알게 되었지.
너무 쉬운 말인데,
너무 익숙한 말인데,
어떤 문장 위에 놓이는 순간 ─
가장 고운 말이 되었고,
기억보다 오래 남았다.
어릴 적부터 듣던
"올바르고, 고운 말을 써라"는 어른들의 잔소리가 ─
살아보니 알게 된 이러한 참뜻 아닐까.
라는 나의 뜬금없는 생각 같지만,
진짜 이야기는 이거야.
여든을 훌쩍 넘긴 시인이지만
세상의 전부를 껴안는 '할아버지의 시선'이
지혜롭고 자비로웠다.
‘오늘 하루’라는 ─
생의 마지막일지 모르는 순간순간에 대해 감사와 뜨거운 마음을 담았다.
오늘 하루 잘 살고 죽습니다
내일 아침 잊지 말고
깨워 주십시오.
오늘 하루도,
…
내가 얼마나 더 살게 될지, 내 남은 날의 총량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남은 날의 첫날이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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