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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자 May 26. 2019

자식, 그 무서운 인연

난 왜 아이를  낳았을까

왜 결혼이란 걸 했을까요

아니 왜 하필 그런 격의 남자와 결혼을 했을까요



부질없는 거 뻔히 알면서


이렇게 마음이 무너지는 날엔 모든게 후회됩니다.


큰놈이 토요일에 검정고시 학원에 같이 상담받으러 가자고 하길래


그럼 엄마 회사에서 오는 길에 수원역에서 만나자 했더니 지랄을 해댑니다.


나 요새 힘든 거 알면서 왜 못 와주냐..

는 고운 해석이었구요


욕까지 써가며 흥분을 합니다.


어쩔까 하다가 결국 집까지 가서 놈을 모시고 나왔습니다.


상담을 받는 내내 주제와 상관없는 신세타령을 하길래 말을 자르고 필요한 내용만 파악하고 바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결제는 집에가서 남편 통해 이체시키겠다 했더니 이 놈이 또 날 보는 시선이 쎄,,, 합니다.


여기서 바로 하라고,


사실 이혼 이후엔 남편, 큰아들 두 사람은 믿지 않게 됐어요.


내가 결제해버리고 나중에 딴 말 할까봐 그리한건데 이 녀석은 그게 못내 마땅찮았던 거죠.


난 뭐냐 난 엄마 아들 아니냐, ㅅㅂㅅㅂㅅㅂㅅㅂㅅ


차에 타고 받아두었던 결제 메모를 놈에게 주고 아빠한테 전달하랬더니




세상에... 보지 말아야할 것, 듣지 말아야할 것을 보고 듣고 말았습니다.


사람이 아닌 동물의 소리를 지르며 차 여기저기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치고 ...


그건 폭력이예요. 나에 대한. 물리적으로 가해만 안일으켰지 그건 나에 대한 폭력행사였습니다.


상황이 위험한 듯 싶어 일단 나는 이성을 놓치 않으려 핸들을 꽉 잡았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이 얘기를 지 아빠한테 하니, 한다는 말이,


걔가 괜히 그랬겠어?


하....




그 놈은 곧 이어 카톡으로 장문장의 폭언을 쏟아붓습니다.


나는 지금 뭘 고발하는 걸까요.


그것도 지 아들의 행태를 난 왜 이렇게 피해자 입장에서 써내려가고 있는 걸까요.




사실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비슷한 일들이 여러번 있었고

그때마다 아들은 마치 조울증처럼 고개를 숙이고 들어와 잘하겠다 다짐했습니다.


어쩝니까... 내 배로 낳은 새낀데 그냥 받아들여야죠.


근데요... 이젠 아니예요.


무섭습니다.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어요.




그 애비도, 그 애비를 판박으로 닮은 큰아들도.


이혼하고도 내가 왜 이들 사이에서 이렇게 고통받아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둘째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첫째도 어린나이엔 지금의 둘째와 다르지 않았는데


둘째도 저럴려나요.




삶이 참 고되고 헛됩니다.


기댈 사람, 사랑하는 사람도 없으니 오롯이 나혼자 나만 믿고 일어서서 가야합니다.


그렇다고 훌쩍 떠날수도 없습니다.


둘째가 어리잖아요.


둘째의 미래가 첫째와 크게 다르지 않다해도 떠날 수는 없습니다.




내 인생 언제 쯤 볕이 뜰라나요



내가 나 자신을 포기하는 일... 따위는 생기지는 말아야할텐데 말입니다.




지금 전 동네 도서관에 와서 피신, 힐링, 치유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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