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그를 만났다.
한껏 여자여자스럽게 입고 나갔다.
살랑거리는 원단의 녹색 원피스를 입고 흰 구두를 신고.
한달만에 본 그의 외형은 지난번보다 활기차 보였다.
분명 수영 때문이리라.
여전히
언제나
그 와의 만남은 참 어렵다.
살갗이 닿을까, 대답이 위트있지 못할까, 말을 더듬을까, 행동이 부자연스러울까,
눈이 마주칠까, 내 커다란 콧구멍이 보일까, 먹다가 뭐라도 흘릴까...
불편하다.
그런데도 그의 제스쳐, 목소리, 얼굴, 옷입은 태, 살짝 어두운 표정들은
싫지가 않다. 아니 매력적이다.
그는 내 손을 잡지 않았고, 안지 않았고, 붙잡지도 않았다.
집에 돌아오니 불현듯 부아가 났다.
내가 여자가 아닌가,
매력이 없나,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이 만남은 도대체 무언가.
사랑받는 느낌을 느끼고 싶다.
나, 십대 아닌데
사십대인데,
매일 매일 치열하게 사랑해도 모자랄 나이에
이 무슨 십대도 하지 않는 '내외 놀음'인가.
'그만두자'
'알았다'
'왜 이유를 묻지 않냐'
'이유가 무슨 소용있냐, 당신 생각이 그렇다는데'
1번. 지금처럼 띄엄띄엄 만나고 지낸다.
2번. 확 그냥 끝내버린다.
마음은 2번인데 현실은 1번...
어떡하니,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