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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자 Jul 10. 2019

사람 결정 장애

지난 토요일 그를 만났다. 

한껏 여자여자스럽게 입고 나갔다. 

살랑거리는 원단의 녹색 원피스를 입고 흰 구두를 신고. 


한달만에 본 그의 외형은 지난번보다 활기차 보였다. 

분명 수영 때문이리라.


여전히

언제나 

그 와의 만남은 참 어렵다.


살갗이 닿을까, 대답이 위트있지 못할까, 말을 더듬을까, 행동이 부자연스러울까, 

눈이 마주칠까, 내 커다란 콧구멍이 보일까, 먹다가 뭐라도 흘릴까...

불편하다.  


그런데도 그의 제스쳐, 목소리, 얼굴, 옷입은 태, 살짝 어두운 표정들은 

싫지가 않다. 아니 매력적이다. 


그는 내 손을 잡지 않았고, 안지 않았고, 붙잡지도 않았다. 


집에 돌아오니 불현듯 부아가 났다.


내가 여자가 아닌가, 

매력이 없나,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이 만남은 도대체 무언가. 


사랑받는 느낌을 느끼고 싶다. 

나, 십대 아닌데

사십대인데, 

매일 매일 치열하게 사랑해도 모자랄 나이에 

이 무슨 십대도 하지 않는 '내외 놀음'인가. 


'그만두자'

'알았다'

'왜 이유를 묻지 않냐'

'이유가 무슨 소용있냐, 당신 생각이 그렇다는데' 


1번. 지금처럼 띄엄띄엄 만나고 지낸다. 

2번. 확 그냥 끝내버린다.  


마음은 2번인데 현실은 1번... 


어떡하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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