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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자 Mar 30. 2017

오늘도 가정법원

오늘 일정하나가 갑자기 춰소되는덕에

내일 갈 이혼(?)교육을 오늘 받으러 왔다.


쌍방이 교육을 모두 받아야 기일이 정해진다고 하니 난 늦출 이유가 없다.


볕이 좋구나...

삼십분만 자다가 들어가볼까


가해자는 잊고

피해자는 잊을 수 없다.

더군다나 두 사람이 같이 살 수 밖에 없다면

피해자는 잊은 것처럼 아니 어쩌면 뇌기능에 문제가 생겨 피해의 사실과 강도를 기억 어딘가에 던져놨을 수도 있겠다.

특히 나는 아픈 기억은 빨리 잊으려고 노력하고

노력여하와 무관하게 기억에서  사라져버린다.


난 지금까지 나에게 고통을 주고도

아무렇지 않은척 연기하며  가해자와 동거해온 셈이다.

모든 성관계는 일방적이고 강압적이었다.


가해자는 어린 자녀에게까지 폭력을 휘둘렀고

더 이상 가족이라고 감싸안아줄 수 없다고 판단 됐을땐 아이에게 신고를 종용했다.


그 가해자가,

왜 자신이 이혼해야하는지 모르겠고

부인이 말하는 성격차이도 납득이 잘 안간다고 했을땐

난 차라리 기염을 토하고 말았다.


그래 최소 3년, 아니 2년은 인정해주자.

우리가 서로 소통하고 사랑사고 애틋했음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에게 폭력을 행사한 날 이후부터 지금까

난 죽은 가슴으로 버텨왔다.


왜 그랬을까...

당시보다 더 깊은 나락이 있을거라고는 생각치도 못했기 때문에?


3개월 숙려기간이 무난하게 지나 드디어 이혼을 하게 되는 날 그에게 모두 말하리라.

내가 왜 이혼을 원했고

당신은 왜 이혼을 당해야하는지 몰랐던 이유.


지금도 봇물터지듯 쏟아내고 싶지만

일의 성사를 위해

단지 조금더 참을 뿐이다.


삼개월간은 또 다른 색깔의 생활이

펼쳐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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