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5화. 무모한 K 씨의 <도전욕구 샘솟는 날>

by 커리어포유

아파트 상가에 뷰티숍이 생겼다.

호기심에 들어갔다.

짱구가 됐다.


백종원 레시피로

난생처음 크림파스타를 만들었다.

먹다 남은 김치찌개가 생각난다.


집 앞 필라테스 센터에 등록했다.
거울 속 낯선 내 몸뚱이,

보고 있자니 웃음이 난다.


노래교실 수업을 들으며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쳤다.

마음도 따라 흔들린다.


늘 타 먹던 믹스커피 대신

아메리카노를 사 마셨다.

인생만큼이나 쓰다.


서점에서 아랍어 교재를 샀다.

책을 집어든 손보다

가슴이 더 뜨거웠다.


유튜브를 보는데 광고가 뜬다.

'시니어 남성 엑스트라 모집'

지원서를 다운로드했다.


블로그를 개설했다.

첫 글 제목은

'은퇴 후, 인생 제2막 도전기'.


왜 그런 날 있잖아.
이상하게 도전욕구가 솟구치는 날.
오늘이 그런 날이다.


그런데 말이야...
가끔은 이 무모함이,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주더라고...


keyword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