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인사이트 얻기
1. 유레카, 그리고 이연연상
역사를 돌아보면 위대한 깨달음은 종종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습니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통에서 부력의 법칙을 깨닫고 “유레카!”를 외쳤던 순간,
구텐베르크가 포도 압착기를 보며 인쇄기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순간처럼 말입니다.
저 역시 지난번 워크샵 관련 칼럼에서 이러한 ‘유레카의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발견한 우연한 계기가
어떻게 새로운 인사이트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2. 이연연상을 일상에 심다
저는 HR 기획자로서 ‘이연연상’을 가장 많이 활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이연연상은 '무관해보이는 두 요소나 개념을 연결해 생각하는 것'입니다.
칼럼을 쓸 때도, 제도나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늘 “예상치 못한 만남과 경험이 어떤 깨달음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를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출퇴근 길에 본 사소한 장면을 조직문화 인사이트로 연결
동료와의 짧은 대화에서 제도 개선의 힌트를 발견
심지어 드라마나 예능을 볼때도 접점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이처럼 저는 ‘우연’을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고,
‘새로운 생각의 연결 고리’로 바꾸려는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3. 조직문화 속 세렌디피티
회사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문제에 갇혀 답이 나오지 않을 때,
사내 카페에서의 짧은 대화가 해결의 단초가 되기도 합니다.
마케팅 담당자가 가격 전략에 고민하다가 우연히 전자 엔지니어와 만났던 사례처럼,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과의 가벼운 대화 속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튀어나옵니다.
이는 단순한 커피타임이 아니라, 세렌디피티의 순간입니다.
하지만 이런 만남이 ‘우연히만’ 일어나기에는 너무 드뭅니다.
그래서 조직 차원에서 우연을 ‘구조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팀 경계를 넘어 대화할 수 있는 라운지와 카페
“아이디어가 막히면 커피 한 잔 하세요” 같은 메시지
직무와 세대를 넘는 랜덤런치, 타운홀, 스터디
이 모든 장치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우연을 통한 발견의 플랫폼이 됩니다.
4. HR의 역할: 세렌디피티 디자이너
조직문화 담당자의 역할은 단순히 제도를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우연이 ‘그냥 지나가는 일상’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의 순간’으로
확장되도록 환경과 맥락을 설계하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입니다.
세렌디피티는 준비된 개인에게만 찾아오듯, 준비된 조직에 더 자주 찾아옵니다.
저는 그래서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뜻밖의 만남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의미 있게 일어나고 있는가?”
그리고 답이 부족하다면, 그것은 HR이 개입해야 할 시점입니다.
작은 설계가 모여 조직의 ‘유레카'을 만들어 내는 힘이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