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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커니 Sep 23. 2022

최고령 신입이어서 좋은 점

요즘 나의 최애 프로그램은 나는 솔로이다. 본방사수는 기본이고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까지 다 섭렵하고 있다. 이번 나는 솔로 기수들은 모두 돌싱이고 나이는 30 이상이며 가장 나이가 많은 출연자는 나와 동갑이었다. 관련 영상에서도 나이가 많아 인기가 없고, 나이가 많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제한적이고 등등. 나이에 관한 단점들만 얘기한다. 정말 내 나이가 많은 나이임을 인식하게 만든다.


하지만 난 스타트업 최고령인 내 나이가 좋기만 하다. 젊었을 때의 그 느낌이 아니어서 좋다.


첫째, 이기고자 하는 욕심이 없다.

누가 승진을 해도 누군가 크게 성과를 내도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다. 회사 내에서의 사내 정치에 크게 상관없이 예를 어긋나지 않는 상황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말을 하는 편이다. 과거의 나는 묻지 않고 대다수를 따랐을 것이다. 동료 직원이 잘하면 맘껏 칭찬해주고 우리 회사가 잘 된다면 기분도 좋아진다. 전처럼 회사에 대해 무관심하고 불평했던 과거의 나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회사 발전을 위한 고민을 한다. 동료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즉각적으로 안된다고 하면 기분 나빠하지 않고 그러냐며 넘길 수 있고, 내 업무에 대한 피드백이 부정적이어도 화가 나지 않는다. 그 피드백이 나를 발전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와 경쟁하려 하지 않고 오로지 나 자신과 대화하고 경쟁하는데 집중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둘째, 누구보다 열심히 하게 된다.

나이가 많기에 이 일이 마지막 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다음은 노인정 생활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모든 현실적인 압박감은 제쳐두고 현재 난 생산적인 일이 좋고, 글 쓰고 카드 뉴스를 만드는 일이 재밌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다. 다음 콘텐츠를 준비하고 기획하는데 많은 고민을 하고 시간을 들이지만 재미있기만 하다. 회의를 통해 논의하고 과정을 만들어 가는 일이 보람 있다. 매일 오버타임 하며 일을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셋째, 여유가 있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기에 여유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그 무엇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설사 이 일이 마지막이 되어도 묵묵히 감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일을 그만두게 되면 내 SNS를 잘 키워야겠다 싶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지만 이기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게 아니고 재미있어서 그냥 할 뿐이다. 이기고 싶다면 어제의 나 자신이다.


이렇게 최고령 신입으로 즐거운 요즘 2030의 무기력증은 그들에게 제대로 된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데 그 원인이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 이유는 어떤 기업에는 아직 40대 막내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동시에 45세 최고령 신입이란 내 자리가 가시방석으로 변했다.  그 40대 막내는 한 가정의 가장일 것이며 2030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순간 그 가정은 무너질 수도 있다. 무작정 40대 막내에게 눈치를 주지 않았음 한다.


신사임당은 단군이래 가장 돈 벌기 쉬운 시대라고 했다. 45세 신입이나 40대 막내 자리를 탐하지 않아도 2030의 모험심이나 객기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 조선의 태종 이방원이 정몽주를 살해했을 때가 24세,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정복전쟁에 나선 때가 22세, 칭기즈칸은 27세에 몽골 통일전쟁을 시작했고, 나폴레옹이 쿠데타로 집권한 나이는 30세 였다. 맘만 먹으면 세계 정복도 할 수 있는 나이가 2030이다. 게다가 필즈상 수상 자격은 40세 이하라니 내가 아무리 세계에서 수학을 가장 잘하게 되어도 필즈상은 절대로 받을 수 없다. 45세인 내가 볼 때 그들은 나보다 기회가 많다. 뭐로 보나 나를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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