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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Aug 12. 2020

그 여자의 몸에서 에프킬러 향이 났다.

사는맛 레시피(과한맛)

여름 장마의 밤은 습하고 더워서 잠들기가 어렵다.


간신히 잠이 들었다가  너무 더워서 밤 두 시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자려는데 그사이에 들어왔는지 모기 한 마리가 귓가에 맴돈다.'웨에앵'


 잠깐 불을 켜니 모기는 숨어서 보이질 않는다. 모기는 정말 가미가제 특공대처럼 전투적이다. 불을 끄고 자려는데 또'웨에엥'거리며 공격을 한다.


" 이그 지겨워"하며 일어나 불 켜고 공중에 에프킬라를 뿌렸지만  헛방 만치니 약만 올랐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써도 어느새 모기는 달려든다. 귓가에 맴도는 '' 소리가 나자마자 또 발가락을 물고 갔다.


이젠 아예 불을 켜고 자기로 했다.


모기가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게 보였는데 작고 투명한 모기 몸체에 빨간 피가 보였다. 내피다. 그걸 보는 순간 '빡친다'라는  화난다  표현이 있는데  순간 빡구가 되어서 '더 이상 물리지 않을 테다'라는 맘으로 에프킬라를 내  팔과 다리에 뿌려버렸다.


 재빠르게 도망가는 모기가 약을 계속 올리니 하는 수 없었다. 아침에 머리는 조금 지만 다행히 모기에 물리지는 않았다.


에프킬라 향이라 하니 오래전에 봤던 전철 미인이 생각났다. 이런 기분으로 에프킬라 같이 진한 향수를 뿌려댄 걸까?


그때 기억을 하자면

모처럼 햇살이 좋아서 강화도 마니산을 등산하기로 한날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같이 탄 위층에 사는 여자가  음식물 쓰레기 검은 봉지를 들고 탔다.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너무 심해서

나도 모르게 미간을 그리고 숨을 참고 문 위칸 번호표시인 엘리베이터 줄어드는 번호만 쳐다봤다. 숨을 참으며 숨막히니 "냄새도 심하면 테러가 되는구나'하고 생각을 했다.


강화도에 가려면 김포까지 가서 버스를  타야 했기 때문에 5호선 전철을 타려다 지하철 공중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여승무원 복장의 여자가 머리를 매만지고 향수를 여기저기 뿌려댄다.승무원도 비행기밖은 평범한 젊은이니 뭐라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 치이익" 무슨 모기 쫓는 것도 아니고 너무 향수를 뿌려 댄다. 오늘 냄새 때문에 두통이 생길 지경이다. 젊고 얼굴도 미인형이라 향수 안 뿌려도  충분히 향이 날 텐데 말이다.


 화장실을 나오는데 동선이 같은지 그 여승무원도 캐리어를 끌고 에스컬레이터를 같이  탔다.  반대편에서 오는 뭇사람들의 시선이 그 여자를 향해 쏟아진다. 얼굴이 예뻐서 쳐다보는 것은 인지 상정이니 뭐라 할 수 없다.


 전철문이 열리자 또 따라와 옆자리에 앉는다. 나는 또 잘못 앉았다 싶었다. 옆자리에 앉은  여승무원 이또 향수를 뿌린다. 아침부터 불쾌한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는데  오늘 왜 이러냐 생각이 들었다.

'요번에는  향수 향이 나를 죽이네'  앞에  남자들이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으니  그 여자는 더 보란 듯이 향수를 뿌려댄다.


얼굴을 보니 얼굴은 미인형이었지만 에프킬라같이  진한 향수 때문에  별로  호감은 가지 않았다.


 옆에서 슬쩍 보니 양귀비가 살아있다면 저런 얼굴 일까? 신민아 닮은 두상에 단아하게 머리를 빗어 올렸다.  아미 같은 눈썹 백옥 같은 흰 피부 도톰한 앵두빛 입술 코끝이 단정하여 콧구멍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도저히 에프킬라 향 같은 냄새 때문에 참을 수가 없어서 다른 칸으로 자리를  옮겼다. 더관심을 받으려고 향수를 뿌리는 건지 액취증이 있어서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볼때는 그 여자는 부담스러운 사람들의 시선을 강한 향수로 방어하듯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닌가 아님 말고' 내가 유독 후각이 민감하긴 하다.


버스 안에서 나는 겨울철 환기 안돼서 나는 쿰쿰한 냄새부터  pc 방에서 밤을샌 청년의 담배냄새  머리 안 감은 앞사람 뒤통수 냄새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한 번씩 냄새 테러를 당하고는 한다.


대중교통 이용할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향 좋은 향수도 약간  은은하게 뿌려서  냄새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옆사람을  냄새로 죽일 생각 없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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