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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May 03. 2020

인생은 소풍이라는데

사는 맛 레시피(소풍의맛)

식구들이 쉬는 주말에는 김밥을 만들어 먹는다.


아침에 김밥을 해놓으면 식구들이  일어나는 데로 오며 가며 하나씩 집어 먹고 남은 식은 김밥은 점심에 컵라면 끓여 국물에 퐁당 담가서 먹으면 재밌는 편의점 맛이 난다. 


핫소스나 간장 고추냉이에 찍어먹거나 양파 마요네즈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김밥을 싸면 왠지 설레고 소풍 가고 싶은데 요즘은 딱히 갈 때도 없다. 가까운 공원이라도 가려 구해도 영 흥이 나지를 않는 것이다. 그래도 김밥 만들설레 어디라도 떠나할 것만 같다.


'크게 보면 산다는 것 자체가 소풍이지 뭐'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한번 생이 다하면 본향인 하늘로 돌아가야 하니까 말이다.


인생은 소풍이라는데 옛날에 어떤 사람에게  사는 것은 소풍이라 했다가 반격을 당한 적이 있다.


"나는 그건 아니라고 봐 사는 것은 소금밭이여 고해라고, 첫사랑에 차이고 결혼한 마누라는 신경질적인 바가지만 긁지 그리고 공부 못하고 사고 치는 아들과 끝없는 노동에  낙이 없다고! 소풍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팔자 좋은 사람 이야기지"하며 말을 막는다.


"왜 그러지"

스터 트롯 심사위원 '신지'풍으로 말해본다

그냥 그렇다 치면 안되나


또 한 번은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인생 뭐 있어 가는 거야" '노홍철'처럼 말했더니 "인생 뭐 있더라 "하면서 면박을 준다.


 " 그러지 "그렇다 치면 안되나


살다 보면  꽈배기 대학  배배 꼬인 과 학들이 있다.

칭찬을 해줘도 뭔가 의심을 품으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너의 저의는 뭐냐? 나조차 나를 칭찬할게 없는데  놀리는 거지?"  쩝.  할 말이 없다.


그런 사람들 시선이 꼬여있다. 어두운 면만 보는 것이다.


물론 인생은 좋은 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고달프다 하지만 고달픔 속서도 감사함을 발견하며 사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가


'소풍'이란 시의 저자인 천상병 시인도 유신 시대 동백림 사건에 간첩으로 몰려 무서운 고문과 고초를 당하셨는데도 시를 읽어보면 늘 감사와 기쁨으로 독자들을  위로해준다. 무서운 터널을 지나오셨는데도 말이다.


위로하려고 '인생 뭐 있어 가는 거야' 할 때도 태클 거는 것은 힘든 일이 있어서일 게다.


인생 뭐 있으니까 사는 거지  뭐 없으면 사는 게 밍밍할 것 같다.'인 생볼장 다 봤다'.'인생 그까짓 거 대충 가자' 아무리 인생에 대해 찧고 까불어도 인생은 까딱 하지 않는다. 무리 바람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남는 땅두릅(독활) 같다.


이왕 한번 사는 것 밝은 쪽으로  감사와 기쁨 쪽으로 사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주말이다.

김밥도 속재료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듯 사는 자세에 따라 인생 맛도 다를듯하다.


...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새


-중략-천상병



   매운 어묵이들어간 김밥과 아욱국     



               

계란과 단무지 김밥              야채 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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