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과 마들렌

어쩌면 삶은 소금 커피와 레몬케잌(단맛)

by 달삣

층간소음 이야기


이사온지 얼마 안 된 아파트 위층에 꼬마 두 녀석들이 콩콩 거린다.


다섯 살 세 살 어린아이들이라 뭐라 할 수도 없고 해서 참고 있었는데 하루는 아침부터 하루 종일 뛴다.

남편이 아들과 밖에 나가다 결국 폭발해서 위층 보고 들으라는 듯 크게 아들과 대화를 했다고 한다.”너도 시끄러워서 쉬는 것 같지 않고 가슴도 쿵쿵거리지 않니?”


사실 남편이 목소리가 커서 그렇지 화낸 것은 아니었는데 위에서 저녁 7시쯤 초인종이 울렸다. 인터폰으로 보니 위층이었다.


“죄송합니다. 아이들 주의시킬게요. 소음방지 패드도 당장 깔게요.”하며 제주도 귤이라며 상자 하나를 건넨다.


“됐어요, 이걸 받으면 어떻게요”하며 사양했으나 결국 놓고 갔다. 귤을 놓고 가서가 아니라 인성이 바르는구나 생각했다.


그 귤을 베란다에 놓고 남편에게는 말하지 않았다.”귤 주고 맘껏 뛴다는 것 아니야”할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 후 정말 층간 소음이 잦아들었다. 간간히 뛰긴 했어도 말이다.


사실 층간 소음이란 게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이는 기가 충천하니 뛰는 것이고, 이건 순전히 층간 소음 방지 자재를 부실하게 쓴 시공사 책임이고 그걸 허락해준 정부 탓인 게다.


지금도 뉴스에서는 층간소음 살인사건이 보도되고 있다.

탈북자들은 북한에는 층간소음 분쟁이 없다고 한다. 아파트만 들어가도 감지덕지한다고 들었다.


조금 조용해지길래 귤을 되돌려 주기도 그냥 두기도 뭐해서 남편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고 귤을 보여 줬다.


남편은 귤 하나를 까더니 아무 소리 없이 입에 넣더니 “유기농이라 그런지 달고 맛있네 “ 한다.


며칠 조용하길래 아파트 복도에 나가 위층을 보니 불빛이 새어 나오질 않는다. 어디 먼데를 갔나?

궁금해지기도 했다.


밤하늘에 초승달이 떠있고 사방은 고요했다.


그다음 날 아이들의 소리가 들려서 마들렌 과자 상자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초인종을 누르고 문이 열리자 아이 한 명이 소변기에서 오줌 누다가 눈이 동그래져 쳐다본다. 엄마가 얼마나 뭐라 했으면 주눅이 들었을고 하니 안된 생각이 들었다.

과자를 건네주며 “얘들아 걱정하지 말고 뛰어놀아”웃으며 말했다.


아래층으로 내려오니 진짜 뛰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남편은 뭐하러 주의받은 아이들에게 뛰라고 해서 헷갈리게 하냐고 한소리 했다.

그래도 좋다. 조금 참으면 되지 적어도 양심 있는 부부가 키우는 아이들이 아닌가.


몇 달 더 살고 그 부부와 아이들은 이사를 갔고 새로운 가족이 이사 왔다.

아뿔싸! 역시 뛰는 두 아이가 있는 부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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