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 껍질은 과연 맛있는가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퉤 퉤"

" 도미 껍질 누가 맛있다고 했어"


내심 안먹어본 도미 껍질의 맛을 기대하고 있었다. 남들이 껍질이 맛있다고 하니 그럴 줄 알았다.


지난 주말에 노량진 수산시장에 전철을 타고 갔다 왔다.


도미를 사서 저녁에 도미회를 뜨고 식사를 하는 도중의 해프닝이었다.


도미살은 회 떠서 먹고 껍질만 벗겨서 끓는 물에 삶았는데 완전 비닐 씹는 것 같았다. 후에 알아보니 도미 껍질을 덜 익혀 요리를 하면 그렇다고 한다.


아무래도 밖에서 먹으면 전문 요리사들이 잘 손질해서 맛있는 맛을 나 보다. 남편은 직접 만들어 보는 걸 좋아해서 끓는 물에 껍질을 넣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 껍질은 살짝씩 회에 붙어 있을 때가 맛있지 껍질만 먹으면 영 맛이 없다.


세상에는 나만 모르는 일들이 가끔 있다. 내가 보고 듣지 않고 접하지 않으면 어찌 알겠는가 그래서 '듣 보 잡'이란 말이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이 듣보잡 중 '접'이 최고 인듯하다.


남편과 노량진 수산 시장으로 도미 사러 가는 길에 전철문 앞에 쓰여있는 윤동주의 동시를 읽고 느꼈다.


전철 탈 때 시가 눈높이 문에 쓰여있는 걸 읽고는 하는데 바로 정면으로 들어오는 시가 있었다. '유레카' 사는 맛의 보석을 발견하는 느낌이 들었다.


도미를 사러 노량진 수산시장 가는 길에 도미보다 시를 건졌다.

윤동주 시인의 시를 좋아해서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동시는 처음 접해본 것이다

호주머니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 갑북


윤동주 시의 서시 자화상 별 헤는 밤 등을 알고 있었는데 호주머니 동시는 처음 접해본다. 윤동주 시인은 이동시를 쓰고 참혹한 시기에 잠시라도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웃었을 것 같은데 젊은시인의 미소가 느껴져 맘이아팠다.


동시가 계속 귀에서 하루 종일 맴돈다.

'갑북 갑북 가득가득 '


'어랏 힘이 나네'


겨울처럼 춥고 어려운 가난한 주머니에

주먹 두 개 넣으니 주먹을 불끈 쥐게 되고 힘이 나며 따뜻해진다.


윤동주 시인은 일제의 암울한 시대에 힘을 내자고 시를 쓴 것인가 그냥 웃음이 나는 아이의 시선에서 본 노래 인가 아무러면 어떠한가 힘이 나는데 코로나 시대에도 딱 맞는 시이다


왜 이 시를 지금 알았지 싶다.


2019년 광화문 교보문고 현판에도 오래 걸려 있었다는데 광화문을 자주 지나쳤는데도 이 시가 눈에 안 들어왔었다.


내게 도미 껍질은 질기고 맛이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은 접해야 알 것 같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안다 는 말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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