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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Jun 23. 2022

칭찬은 신김치라도 더 얻는다

사는 맛 레시피





"아이 셔"

시어꼬불어진 김치가 뭐가 맛있겠냐만은

넘들보다 하나라도 득템 하면 기분이 좋다.


"묵은지예요"

김치가 숙성이 돼  신맛이 도드라지기 시작하면 진짜 김치 맛이 난다.


여름 멸치 국수에 곁들여 나온 국숫집 김치다. 얼갈이김치 더하기 김장김치가 나왔는데  다른 테이블에는 안 나가는 것 같았다.


면목동 근처에 오이소박이 물국수가 맛있는 집이 있다고 해서 남편과 함께 점심시간 조금 지나서 가겟집 문을 열었다.


리에 보라색 두건을 쓰신 국숫집 아주머니는 깔끔하셨고  수저, 물컵도 벽도 깨끗해서 맘에 들었다.

밖은 날이 꾸물꾸물 소나기가 지나갈 것 같았다. 

"뭐 먹을까?"

"오이소박이 국수 먹으러 왔으니 오이소박이 국수 하고 비빔국수를 시킬까"하고는 주문했다.

나온 오이소박이 국수 국물을 떠먹어 보니 시원하고 새콤한 맛이 별미였다.

비빔국수는 고추장과 설탕 맛으로 먹지만 곁들여 나온  파송송 띄운 멸치 육수가 비린맛도 없이 시원했다.

우리는 국수를 먹으며 다른 맛집과 비교하며

"이름나고 사람 많은 집보다 맛있는데 한번 이름이 나면 사람들이 몰려서 그런지 맛도 처음과 같이 정성이 없고 위생도 덜 신경 쓰는 것 같더라"

"자기야  오이소박이 김치도 알맞게 익어서 맛있네, 얼갈이김치도 숙성이 잘되었어"

남편과 둘이 조용히 나눈 대화를 주인아주머니가 듣는지도 몰랐다.


"저기 감자 옹심이도 맛있을 것 같고 콩국수도 맛있을 것 같지?"

"담에 한번 더 오자"하고는


배는 불렀지만 멸치국수 맛이 궁금해서 멸치국수를 한 그릇 더추가 주문을 했는데  곁들여 나온 김장김치가 군내와 숙성의 맛을 넘사벽 하는 맛이 있었다.


멸치국수에 김장김치를 척 얹어 먹으니 비 오는 날의 음식으로는 찰떡이었다.


 다 먹고 나오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편의점 우산을 사서 쓰고 걸으며 우리가 얻어먹은  김장김치가  쥔장 요리 솜씨에 칭찬일색 해서 꼭 절간에서 새우젓 얻어먹은 것이  아니었는가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오이소박이 김치를 만들어 보았는데 식초를 너무 넣어서 그 집 맛과는 딴판이었다.


우리 아들이 우리 집 음식은 점점 식초 맛이 해져서 참을 수가 없데나 어쨋데나한다.

언제나 아들의 입맛을  딱 맞출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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