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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May 13. 2022

아카시아 향을 이긴 묵은지찜

사는 맛 레시피

 향기로운 아카시아 향 풍기는 오월이다.


 상큼한 아카시아 향이 좋기는 하지만 봄이라  상큼 새콤한 맛만 찾다 보니 뭔가 묵직하고 깊은 맛이 그리워졌다.


김치냉장고 청소를 하다 보니  작년 쿰쿰한 냄새의 김장김치가 남아 있어서 김치찜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아직 저에게는 김치 냉장고에 세 포기의 묵은 김치가 있나이다"


한동안  봄동 쪽파 같은 봄김치와 두릅 머위 참나물 같은 봄나물을 해 먹느라  김치 냉장고 속은 까무룩 하게 잊고 있었다.


시장 갈 때마다 사온 봄나물이 베란다에서 햇볕 샤워를 하고  특히 표고버섯은 비타민D를 만들고 있다.


 베란다서 말리는  마른 가죽나물과 표고버섯을 보니 담백한 맛의 사찰 음식이 먹고 싶었다.


1. 먼저 마른 가죽나물과 표고버섯을 물에 불린다.


단맛은 포도주스로 만든 포도 청으로 넣기로 했다. 사찰음식을 먹고 싶었으나 요리는 어디까지나 휘뚜루마뚜루 아니던가! 고기가 조금 들어가야지 맛이 날것 같았다.


2. 냉동고 속 앞다리 돼지고기를 녹여 소주와 생강 후추로 버무려놨다.


3. 불에 돼지고기를 소주와 참기름 마늘 진간장을 넣어 볶는다.


4. 김치 한 포기를 꺼내어 돼지고기 볶은 위에 넣는다.


5. 가죽나물과 표고버섯 우린 물을 넣어 강불에 십분 끓이다가 은근한  불로 30분 끓인다.


오래 숙성될수록 친구와 와인이 좋다는데 숙성 잘된 묵은지도 빠지지 않는 깊은 맛이 있다. 드디어 맛난 묵은지 김치 찜이 완성이 됐다.


표고와 가죽나물의 감칠맛과 포도청의 단맛 , 묵은 신김치의 짠맛이 불에서 만나 어우러지는 숙성의 맛이 났다.


멀리 아카시아 향 가득한 나무에 둥지 틀은 까치가 부럽지 않았다. 

'꽃 속에 파묻힌 집이라니  참 좋겠다' 하면서 사실 아침 내내 아카시아 나무사이 속 까치집을 바라보았었다.


묵은지에 돼지고기를 싸서 하이네켄과 먹으니 하이네스가 된 기분이  런치타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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