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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Apr 02. 2022

와리 가리한 날의 토마토 부추 겉절이

사는 맛 레시피


봄이 지만 가끔 비가 올듯흐린 날이 있다.


이렇게 흐린 날은 마음도 와리가리 해지며 뭘 해도 손에 일이 잡히질 않는다.


거리에는 매화, 산수유꽃들이  막 피어나고 개나리까지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해도 손 하나 까딱하기가 싫은 날이다. 활력을 찾고 싶다.


이럴 때는 정신이 번쩍 날 만큼  매운맛이 필요하다. 실제로 매운맛은 땀을  나게 하며 에너지를 주기도 한다.


입안이 얼얼할 정도의  비빔냉면이나 닭볶음면 쫄면 등 극강의 매운맛이 필요하다.


그것도 아니면 양푼에 나물이랑 반찬 열무김치  매운 고추장 참기름  다때려 넣어 비벼 먹고 싶기도 하다.


TV 드라마에서 보면 실연당하거나 실패했을 때  양푼에 밥 넣어  냉장고 속에 나물들과 열무김치를 넣어 비빈다. 마음의 헛헛함을 이기기 위해서 일게다.


나도 냉장고 문을 연다. 그러나 마뜩하게 비빌 반찬이 없다.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만들어 놓지 않는한 준비된 비빌 반찬이  있을리가 없다. 


 평소에 나물보다 샐러드를 잘 먹고 김치도 묵은 김장김치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번 만들어 보려던것을 멈출수도 없기에  냉장고 속  남아있는 야채를 이것저것 꺼내고 휘뚜루마뚜루 겉절이를 해서 밥과 썩썩 비벼야지 생각한 것이 토마토 부추 겉절이다.


'짭잘이 토마토와 부추 녀석들 이리 나와'


토마토와 부추 양파를 적당하게 썰고 마늘  청양고추 고춧가루 액젓 깨소금 매실액을 입맛에 게 넣고 마지막으로 막걸리 식초를 조금 넣는다.


식초가 신의 한 수다. 식초는  여러 가지 양념을 잘 섞이게 한다.


그리고 밥을 양푼에 퍼서  참기름과 고추장 넣어 비빈다. 


토마토 겉절이는  불닭 볶음면과도 어울린다.


불닭 볶음면 위에 토마토 부추 겉절이계란을 얹어서  먹으면  면이 매울 때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토마토와 계란이 매운맛을 쉬어가게 한다. 그래도 매울땐 단맛의  오렌지주스나 우유를 마시면 된다.


이렇게 매운 불닭 볶음면을 먹고 나면 눈물 콧물을 빼서인지  뭔가 실컷 운 느낌이 든다.


다만 속 쓰린  부작용이 있어서 꼭 기분 이쳐지고 와리가리한 날에만 먹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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