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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종교가 수상하다.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Jul 4. 2022
엄마가 드디어
우울의 범피 무늬 커튼을 걷고 나왔다. 드디어 여름의 보물 엄마표
눈물 맛 오이지를 얻어먹을 수가
있게 되었다.
' 힘들 때는
모든
걸 주님께 모든 걸 맡겨라 아멘 ' 하는 소리가 엄마의 목소리로 전화를 타고 흐르는데 백그라운드 음악은
불교 반야심경 소리가 들렸다.
엄마의 종교의 실체는 뭐란 말인가!
스믈 스믈 웃음이 나왔다. 밖에는
장마 비가 처량하게 오는데
'
빵' 터져
버리고 말았다.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 예수님 부처님 천지신명께 비신 것 같다.
'깊은 우울에서 건져 주세요'
아무튼 엄마가 예뻐하던 조카의 죽음으로 인한 깊은 우울의 장막을 걷고 나오신 거였다.
나와서 먼저 한 것이 짠 오이지를 담근 일이다.
벌써부터
엄마의 오이지가 익어가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줄을 섰다. 드디어 엄마네로 오이지를 가지러 갔더니 덤으로 한 바구니의 여름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이지 삶은 계란 살구
자두
완두콩 등이 었는데 유난히 큰 삶은 계란을 넣어준 것이 어릴 적 소풍 갈 때가 생각나서 재밌었다.
"엄마 삶은 큰 계란은 뭐야?"
"내가 삶은 계란과
오이지
우린 물과
같이 먹어봐라 틀릴 거다"
엄마네 집에 가면 엄마는 늘 가장 큰 과일을 보여 준다. 요번에는
세상에나 그렇게 큰 참외라니요
오이지 가지고 집에 오려는데 엄마는 내가 준 냉동감자떡을 냉장고에서 꺼내어 세고 있었다.
"열다섯 개
남았는데 아껴먹고 있다"
엄마는 감자떡을 참좋아 해서 가끔 사드리는데
조만간 감자떡을 더 주문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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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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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가본 골목길이나 시장통 구경하며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이웃들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인생맛 레시피에는먹는 맛과 사는맛이 닮아있다. 그걸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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