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삣 Oct 02. 2024

대한극장이 추억 속으로

일상의 크로키

"대한극장이 9.30일 날짜로 문 닫는데"

영화를 좋아하는 남편이 뉴스를 보다가 마치 오랜 친구를 잃는 것처럼 아쉬워했다.


66년 전통의 극장이 현대식 인테리어와 시설을 갖춘 cgv. 롯데 시네마 메가박스등  영화관에 밀려서 계속 적자였다고 한다.

대한극장이 지하철과 연결되어서 자주 찾을 만도 하였지만 좁은 엘리베이터와 급경사의 좌석과 매점도 부실하고 무엇보다 건물에 활기가 없어서  언제부터인가 나부터도 잘 안 가게 되었다. 


그래서 혁신이 필요한가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극장은 지난 시절 단성사 서울극장 피카디리 명보극장처럼   화면 큰 극장 중의 극장이었다.

대한극장에서 본 영화를 떠오르는 데로

회고하자면 중학교 때 체 관람으로 보았던 비비안리와 클라크케이블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생각이 난다. 비비안리의 "타라로 돌아가자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라는 대사와 아름다운 건치미소를 지닌

클라크케이블의 마지막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명장면은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기억에 사진처럼 큰 화면에 찍 혀 있다.


후로도학창시절 단체관람으로 때 봤던 사운드오브뮤직의 ost가 귀에 생생하다.


사회에 나와서는 늑대와 함께 춤을,  마지막황제, 케빈코스트너의 노웨이 아웃, 섹스거짓말비디오테이프, 양철북, 하몽하몽, 뮤직박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미저리 , 양들의 침묵, 박하사탕,  초록 물고기등이 있지만   박하사탕, 어바웃슈미츠 등의 영화는 두 번  있었다.


 학생 때 극장 먹거리로 옛 기차 안처럼 영화관을 사이를 돌며 과자 음료수 쥐포 오징어등의 간식도 팔았기에 쥐들도 가끔 출몰해 학생들이 좌석으로 올라가고 난리법석을 떨었던 적도 있다.


그래도 사회 나와서는 대한극장옆에 있는 필동면옥과 동회루 수타짜장면집은 영화를 더욱 맛깔나게 했다.


공간이 주는 위력은 대단한 것 같다.


 그 좋은 영화 들을 다시 한번 접해도 그 시절 대한극장에서 느꼈던 감동은 따라갈 수가 없는 것 같다.


영화를 같이 봤던 사람들과의 에피소드가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학창 시절  틈만 나면 자는 잠을 참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프랑스 몽셀미셀섬이 보이는 바닷가가 배경인 라스트콘서트영화 볼 때일이다.


그전날 밤새 공부를 했는지? 그럴 리가? 영화 초반부터 꾸벅꾸벅하더니 옆에서 계속 졸다가 영화마지막 장면에 갑자기 침을 훔치며 깼다. 


  여주인공 때문에 절망을 딛고 남주인공 리처드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연인인 스텔라가 백혈병으로 서서히 죽어가는 장면에서 모두 슬퍼하는 중이었다.


여기저기서 훌쩍훌쩍거렸다.


그리고 마지막에  슬픔에 찬 리처드가 스텔라를 기억하며 바닷가를 걸으며 배경음악이 깔리고 있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졸다가 깬 친구가 바닷바위에 부딪치는 소리와 배경을 보면서 "기 부산 앞바다 아니야"해서

 눈물 콧물 빼고 보던 슬픈 분위기가 확 깼던 생각이 난다.


스트레스 쌓일 때 레오라르도 드카프리오의 미소 짓는 극장영화포스터보고 위로를 받았던 기억도 있다.


이모 든 것이 젊은 날과 함께 했던 노포 영화관의 매력이 아니었나 싶다.


"아듀어스 정감 있던 대한극장아" 


그래도 그곳이 문화 예술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고 하니 기대해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