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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Nov 20. 2024

세 개의 기둥

작고 못난 사과이야기


11월은 엽탓인지 뭔가허전하고 쓸쓸한 달이지만  정신은 명료해진다. 꽉찬 1년중에 한개의 기둥이 모자라는느낌도 든다.


 어느 날 지붕을 받치고 있는 네 개의 기둥 중 하나가 예고도 없이 빠져나간다면?정말 어이 없을것이다.


 자책도 하고 하늘 탓도 할 것이다.

 이렇게 늘 있을 것 같던 것들이  갑자기 곁을 떠나갈 때가 있다.

여행길에서  꽃길만 쭉 이어질 것 같은 길들이 갑자기 길이 끊어져 벼랑으로 내몰리는 경우도 있다.


잘 나가던 직장이 없어지고 잘 건너던 찻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한쪽을 잃을 수도 있고  늘 옆에 있을 것 같은 가족들 중 한 사람이 생사를 달리 할 때도 있고 끝없이 다정하던 연인이 갑자기 돌아서는 경우가 있다. 쭉 올라갈 것만 같던 주식이 폭락하고  믿었던 이들에사기를 당하고 하물며 겉만 번지르한 물건이 썩어있는 것 때문에 속상한 적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야말로 탄탄한 네 개의 기둥 중에 한 개가 쑥 빠져 세 개의 기둥이 되는 지경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오늘의 작가상에서 이강소 작가의 풍래수면시작품 중에 세 개의 기둥이란 작품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고 보니 삶이란 버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네 개 중에 한 개가 무너지고 또 한 개가 무너지고 결국에는 누굴 도와줄수 없는 스스로 혼자라도 서야하는 기둥 하나만 남고 그마저도 스러지는 순간이 오겠지만

 11월의 찬 공기처럼 정신은 점점 명료해질것 같다.

        (현대미술관 이강소 세개의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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