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못난 사과이야기
한국인들은 자신의 허점을 주저하지 않는다. 완벽하고자 애쓰지 않는다. 깨진 모든 것에는 틈이 있다. 그 틈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강의 내용 중-
16세기 중반 조선의 경상도 어느 남쪽 해안지방에서 수수께끼의 그릇 수십 점이 있다. 그중에서 한 점은 현재 교토 다이도쿠사 고호 안에 모셔져 조선 도예품이 지닌 영원불멸의 신비와 명예를 더하고 있다. 이 그릇의 이름은 '기자 에몽이 도'다. 일본 차인들은 죽기 전에 이 도다완을 한번 참배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한다.
평평 범범하고장식이 있는 것도 아닌 아무렇게나 깎아낸 그릇이다. 도공은 문맹이며 흙은 뒷산에서 퍼온 것이다. 범범하고 파란 없는 것 꾸밈없는 것 사심이 없는 것 솔직한 것 자연스러운 것 뽐내지 않는덧 그것이 어여쁘지 않고 무엇이 예쁠까
-야나기 무네요시-
-조선의 막사발과 이도 다한-
정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