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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호란 Feb 22. 2020

박사 1년만에 휴학하다.

직장 생활 10년을 하면 대개 창업을 하거나 대학원을 가는 것 같다. 나처럼 국제협력 분야에 종사하는 동료 중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 국가기관에 취업할 수 있는 기관이 많지 않다보니 대부분 민간 영역(비영리)에서 일한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역사가 길지 않다보니 롤모델로 삼을 만한 선배들이 없다.

 

나도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대학원 박사 과정에 도전했다. 학문의 길이 나의 길인지 확신이 안 섰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게 지원했다. 대학원을 가려면 내가 전공하고 싶은 분야의 교수님을 미리 찾아 뵙거나 연락을 해야 하는데 난 정말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았다. 그래서 대학원 사회학 박사 과정에 합격했을 때 의외라고 생각했다. 


일 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여기서는 생략하겠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학계에 대한 실망과 학문의 길은 나와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했다. 


결국 휴학원을 제출했다. 박사의 꽃은 논문인데 솔직히 논문을 쓸 자신이 없었다. 학문적으로 파고 들고 싶은 주제가 없었다. 수업만 듣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솔직히 우리 대학원은 석사생과 같이 수업 듣는 경우가 많아 석사 때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논자시 준비, 논문 준비할 생각하니 소화도 안 되고 스트레스만 쌓였다. 내가 교수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박사 학위가 앞으로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았다. 


만약 존경하는 교수가 있어서 지도교수로 모시고 싶은 분이 있었다면 달라졌을까? 잘 모르겠다.

암튼 미련은 없다. 1년 휴학하고 내년에 다시 다닐지 안 다닐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휴학 신청하니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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