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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정 May 17. 2024

하루 세 번의 성공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37

하루 세 번의 성공


하루의 첫 번째 성공은

이부자리를 정돈하는 것이라고 한다.

밤새 침대에서 널뛰기라도 한 건지

찌그러지고 구겨진 베개와 이불.

호텔에 들어갔을 때

딱 보이는 정갈한 침대처럼

사각 반듯하게 정리하고 나니

너무 쉽게 성취감이 들어서 좀 놀랐다.


내 두 번째 성공은 그분을 만나는 것이다.

경망스럽게 먼저 가서 앉으면 안 된다.

그분은 늘 신호를 주신다.

무던하게 기다려야지 

보채고 떼쓰면 다음에 보자 하신다.

부르시면 지체 없이 달려가라.

가벼운 읽을거리를 들고 간다.

심각한 내용이나 너무 재밌어도 안된다.

그러다 다리에 쥐만 나고

그런 날은 하루종일 그분이 보고 싶다.


굳이 세 번째 성공까지 읊자면,

커피빵을 만드는 것인데

빵집에 파는 빵이 아니라, 

커피가루가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꼭 신선한 원두를 써야 한다.  

경건한 의식을 치르듯이,  

물도 지극정성으로 조심조심 부으면

어떤 날은 커피빵이 봉긋하게 올라와준다.

와, 성공이다.

성공 그거 별 거 아니네.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50대도꿈꾼다 #이런식이면하루에열개도하겠다 #성공그거습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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