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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정 May 18. 2024

첫 번째 철컥 소리를 듣다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38

옷을 뒤집어 입은 마박이 By 문 정


첫 번째 철컥 소리를 듣다 

   

마박이가 어느 날 갑자기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


누구는 너 엄청 사랑해서 같이 사는 줄 아나.

너랑 살면서 내가 쌍욕을 터득했다.

욕 없이 살 수가 없다 내가.

그런 말은 속으로만 하고

내가 더 잘하겠다고 매달렸다.

내가 누나잖아.


우리 젊은 마박이는

사랑의 형태가 변하는 것을 몰랐다.

진한 키스를 오랫동안 안 해도

더 이상 설레 않아도

또 다른 사랑이 소리 없이 이미 와 있다.

이제는 '우리'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면서.


사랑이 식으면 연민으로 살라 한다.

사랑이 없는데 연민은 무슨 연민.

그것도 그냥 사랑 아닌가?

나는 더 자주 웃었지만 계속 슬펐다.

처음 서로 진짜 속을 털어놓았다.

그렇게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그때 커다란 톱니바퀴 두 개가

처음으로 맞아 구르며

철컥 하고 소리를 냈던 거 같다.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50대도꿈꾼다 #권태기는7년마다오나요 #두번만더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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