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외출할 때 작은 가방에 챙기는 것들 By 문 정
만약에 비가 오면
나가기 전에는
무엇을 잊고 안 가져갈까 봐 불안하고
밖에 나가서는 필요한 것이
가방 안에 없으면 그렇게 아쉽고 불편하다.
식당에서 돋보기 없이 음식을 시킬 수가 없고
치아에 낀 음식물이 어떤 노력으로도
안 빠질 때가 있어 치간칫솔도 챙기고.
아, 티슈를 깜빡했네.
턱에 구멍이 났는지 자꾸 음식을 옷에 흘리니까.
만약에 매운 음식 먹고 위가 아프면?
만약에 햇빛이 강해서 눈이 시리면?
만약에 갑자기 비가 오면?
수많은 '만약에'에 대비하기 위하여
가볍게 하는 외출도 하루 전부터 가방을 챙긴다.
요즘은 유행 따라 작은 가방을 들다 보니
곁에 에코백을 하나 더 들어
책 한 두 권과 그림노트, 필통, 수채팔레트,
접이식 우산과 미지근한 물을 담은
미니보온병을 가볍게 더 챙겨 나간다.
가벼운 외출도 이렇다 보니
며칠씩 묵고 오는 여행가방은
아예 그냥 이삿짐을 싼다.
가볍게 다니고 필요하면 사서 쓰면 될 일인데
그게 그리 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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