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 정 Jun 13. 2024

사랑이를 지켜주오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63

사랑이를 지켜주오


열 번 잘 지내다 한 번 삐끗하면

내 사랑이는 삐져서 집을 나간다.

그 한 번은 꼭 자기가 하면서

독일 남자도 자존심이 있다면서

한참을 잘했다고 버틴다.


빨리 와서 뉘우치고 사과하지 않으면

나는 아주아주 멀리 가버린다.

머릿속으로는 짐도 다 싸 놓고

이미 한국행 비행기표도 끊어 놨다.


사랑은 유리 같은 것.

쉽게 부서지고 그 조각에 우리가 다친단다.

깨진 유리는 강력본드로 붙여 써봐야

물이 새고 금방 다시 깨진다.

다쳐서 꿰매고 약 바르면 낫기야 하겠지.

나아도 상처는 남아.


제발 사랑 사랑 입으로만 하지 말고

우리 사랑이 어느 한 귀퉁이도 다치지 않게

곱게 지켜주면 안 되겠니?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집나갈뻔한어느날 #싸우는날도있지 #마박이한테허락받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