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道峯)>
박두진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삶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인간은 본래적으로 고독한 것인지도 모른다. 혼자 이 세상에 왔다가 혼자 이 세상을 떠날 뿐이다.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대부분이다. 항상 내 옆에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살아가면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누군가와 함께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본원적으로 혼자였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외로움을 느낄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우리가 다른 이와 함께함을 기대하는 것일까? 혼자서 왔다가 가는 운명이거늘 왜 그러한 것을 기대하는 것일까?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근원적으로 삶은 고독하다는 것을.
사랑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이 다 좋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좋은 것이 있는 것만큼 괴로움과 고통 또한 동반한다. 그리움도 있지만, 그에 따른 슬픔도 있기 마련이다.
우리에게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우리가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함께함을 기대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받아들여야 할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기에 외롭고 쓸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침에 떠오른 태양이 낮에는 강렬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저녁이 되면 그 빛은 사라져 간다. 우리의 인생이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약해져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연이 원래 그렇고 삶이 본원적으로 그렇다. 태양은 언젠간 소멸한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것을 받아들임으로 우리는 승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