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벌어지는 일

평화로운 루루 남매

by 루루
20251005 고양이집사2 .jpg 아침이면 어김없이 아빠자리로 찾아오는 루루 남매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어릴 적 기억이 있다. 그때 형이랑 나는 한방에서 자고, 부모님은 안방에서 주무셨다. 아침이면 아버지는 일찍 출근하시고, 어머니는 일어나 집안일을 하셨다. 나는 그 시간쯤 깨어서 슬그머니 안방으로 들어가곤 했다. 두 분은 이미 일어나셨지만, 따뜻한 온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정돈된 이불 속에 몸을 파묻고 한두 시간 더 자는 그 시간이 그렇게 좋았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이상하리만큼 편하고 마음이 놓였다. 세상 걱정이 하나도 없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그게 꽤 오랫동안 내 아침의 기억이었다. 그때는 너무 자연스러워서 몰랐지만, 독립하고 나서야 그게 얼마나 행복한 기억이었는지 알았다.


요즘 루루 남매들을 보면 그때 생각이 난다. 나는 밤 늦게 집에 들어오는 편이라, 종종 따로 매트리스를 깔고 잔다. 이 녀석들은 자기들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서 잠을 자는데, 의자 위나 소파 끝, 침대 모서리 같은 데서 뭉쳐 자기도 하고, 여름엔 시원한 바닥을, 겨울엔 이불 속을 찾아 들어가기도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침만 되면 꼭 내 매트리스로 모여든다. 고양이들은 야행성이라 새벽 다섯 시쯤이면 눈을 뜨는데, 그때쯤 슬금슬금 내 쪽으로 와서 자리를 잡는다. 루이는 다리 쪽으로 파묻히고, 루시는 옆구리에 딱 붙는다. 그러다가 내가 스르륵 일어나서 아침 일과를 시작하면 둘이 붙어서 꾸벅꾸벅 졸거나, 꼬리를 살짝 맞댄 채 한참을 잔다.


그 모습을 보다 보면,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른다. 아늑한 자리를 찾아와서, 그냥 거기 있는 것만으로 편하게 쉬는 모습이 꼭 그때의 나 같다. 따뜻한 이불 속으로 파고들던 어린 시절의 그 아침처럼, 루루 남매도 아마 그런 마음으로 내 곁에 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아침이 되면 출근 준비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매트리스를 치우는데, 그게 늘 쉽지 않다. 매트리스 한가운데에서 두 녀석이 나란히 누워 있기 때문이다. 그 때가 되면, 눈을 반쯤 뜨고는 ‘조금만 더’ 하는 표정을 짓는다. 살살 몸을 옮겨주며 둘을 바라보다 보면, 괜히 웃음이 난다. 그 짧은 순간이 내 하루의 첫 일이고, 동시에 가장 느긋한 시간이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고양이들이 사람 곁으로 와서 잠을 자는 건 단순히 따뜻해서만은 아닐 거라고. 아마도 그 온기 속에서 마음이 놓이고, 안심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어릴 적에 부모님의 이불 속에서 느꼈던,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안도감처럼 말이다. 그래서 아침마다 둘이 옆에 와 있는 걸 보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난다.


그 평범한 아침의 풍경 하나가, 묘하게 내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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