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자기한테 맞는 화단에 있어야 산다.
우리 집은 예전부터 온갖 식물을 베란다에서 키웠다. 정말 잘 자라는 애들도 있었고, 한 해 겨우 넘기고 죽는 애들도 있었다. 엄마는 우리 집 베란다 특성이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 햇빛은 좀 덜 드는데 통풍은 잘 되는. 그러나 나는 햇빛이 약하다는데 동의할 수 없었다. 인간 입장에서는 우리 집에 해가 잘 들어온다고 생각했으므로. 그래서 수선화, 작약, 프리지아, 이름도 기억 안나는 꽃 등등을 샀었다. 역시 죽었다.
나도 안 맞는 환경에 나를 계속 밀어 넣고 있는 거 아닐까?
라고 감성적인 글을 쓰다 서류 탈락 메일을 몇 개를 받았는지 모른다. 이제 서류 탈락은 그냥 공지를 안 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너무 기운 빠져.
눈을 낮춘다는 건 뭘까? 중소기업에 쓰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중소기업은 서류 합격도 안되고 있다. 오히려 대기업에서 붙여줘서 전형을 진행하다 떨어지는 중이지. 내 이력서가 너무나 대기업으로 도망갈 거 같은 느낌인가? 모르겠다. AI 역량검사는 여전히 저주를 퍼붓는 중이고.
추석 연휴가 긴 탓에 결과도 쏟아지고, 원서 쓸 곳은 연휴 뒤로 엄청 줄 서 있다. 덕분에 중간중간 지원서를 작성해야겠지만 그래도 연휴기간 동안 발표가 나서 짜증이 나는 일은 없겠지. 나도 스위치를 끄고 연휴를 즐겨야겠다. 아 몇 년 전에 2025 추석이 열흘 연휴다 할 때는 이 기간에 직장을 다니고 있길 바랐는데 결국 백수 상태로 이 황금연휴를 보내네. 너무 아쉽다. 내년엔 토요일에 연휴가 막 삼켜지고 그러던데. 아까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