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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씨 Mar 31. 2023

#현실자각 1탄 _ 머슴의 탄생

중소기업 조직 문화에 현타

머슴 서식의 좋은 환경, 중소기업


전문 CEO가 있는, 대기업에 다닐 때는

사실 ‘샐러리 맨 = 머슴’이라는 말이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로열패밀리는 어차피 출근을 안 하므로 우리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사장이라 해봐야 같이 일하던 사람이 

운에 운을 더해 그 자리에 오르는 것을 보았던 지라,

특별히 어떤 개인을 위해 혹은 어떤 집안을 위해 일한다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오너가 있는 중소기업(스타트업이라는 말로 미화하지 않겠습니다)에서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 보니,

말로만 듣던 그 “머슴”의 존재가 이젠 확실하게 눈에 들어온다.



머슴, 그들은 누구인가 _ 머슴의 충분조건


일단, 전문성이 떨어진다

IT개발이나 홍보, 마케팅 등 그래도 나름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다른 곳으로 이직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사람들 중에는 거의 없다.

주로 영업이나 단순 관리(회계, 재무 등의 전문 영역 없는 그냥 관리) 직을 담당하는 사람들 중에

많이 발생하는 듯하다.


두 번째, 40대 이후의 연령대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번 직장이 혹시 나의 마지막이 아닐까 하는 불안함 때문에

이곳에서의 ‘장수만세(버티기)’가 너무 절실하다.

사실상 오너 윗사람이 바뀔 가능성은 없으니,

그분 눈에 들고자 하는 바람은 거의 매일의 소명처럼 되어 버린다.


마지막으로, 성향상 ‘호가호위’하려는 스타일이 많다.

말하자면, 위의 강한 사람에게 약하고 아래의 약한 사람들에게 강한

‘강약약강’ 형이다. 

개인보다는 단체 지향적이고, 

누군가를 내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욕이 태생적으로 존재하는 사람들.

어디서든 충족 못하던 이 욕구를 회사 내, 내 나와바리 안에서 

맘껏 발산하겠다는 욕망으로 이글이글하다.


오너에게는 아무 말 못 하고 네네 하면서 방을 나오지만,

아랫사람들에게 오너의 말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큰소리친다.




드라마 속, 전형적인 인물 발견 

Jtbc 드라마 <대행사> 중 조성하 배우가 맡은 “최창수”는 전형적 머슴의 모습을 보여준다.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의 에너지를, 오너 라인에 서기 위한 노력에 바친다.

폴더 인사는 기본이고, 죽으라면 죽는시늉까지 마다하지 한다.

모든 사안에 대해, 일보다는 정치로 해결하려 한다.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하다.

늘 비굴한 웃음을 띠고 있다.


극 중에서는 실력파 주인공(”고아인”)이 이 머슴을 무찌르는 것으로 결말이 나지만, 

어디 현실이 그런가.


실제로는,

그룹 총수는 입의 혀처럼 구는 머슴을 곁에 두고, 그를 시켜서,

잘난 척하는 실력파에게 힘든 일을 맡겨서 나가떨어지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 좀 잘한다 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니까.


오너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일 잘하는” 사람보다는 “말 잘 듣는” 사람, 

“나를 무서워하는” 사람일 터이다. 



머슴 대처법


참, 무서운 게, 

이런 사람이 조직에 있으면 대처가 쉽지 않다. 


대개의 경우, 이분들은 매우 절박하기 때문에 

낮이나 밤이나 오너 관심사에 천착하고 

비상식적인 해결책도 오너 마음에만 들면 제시하며,

오너가 하라고 하면 심지어 불법적인 일도 감행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정상적인 워라밸을 추구하면서 

상식적인 선에서 일하려 하면 경쟁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권력욕이라고는 1도 없고, 그냥 내 일한 만큼만 월급 받고, 상식적으로 살고 싶은

나 같은 보통 사람에게 너무 피해가 온다.


궁리 중이지만, 아직 뾰족한 대처법은 없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 

결국엔 그렇게 되겠지만, 좀 뻔하고 진부하다.

최종 결론은 그렇게 나더라도, 최대한 버텨 보고 싶다.

아니, 가능하면 이겨보고 싶다.


과연,,, 그럴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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