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몰랐던 도서관〉 – 모른다고 피하지 않았다.

나는 학교로 출근합니다 EP.3

by 유진


– 모른다고 피하지 않았다. 익숙해질 때까지, 매일 도전했다 –


도서관에 처음 들어섰을 때,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책은 수천 권. 그 많은 책들이 왜 그렇게 가지런히 꽂혀 있는지,그 책들 하나하나에 제자리가 있다는 걸, 그땐 전혀 몰랐다.바코드는 어떻게 찍는 건지,
반납일은 어떻게 정하는지,분류표 아래 알 수 없는 기호들은 무엇을 뜻하는지.심지어 아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책이 어떤 책인지조차 몰랐다.


하얀 눈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발을 디디면 흔적이 남고,조금만 잘못 걸으면 미끄러질 것 같은 불안한 마음.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처음엔 정말 서툴렀다.
책 하나 반납 처리하는 데에도 손이 떨렸고,
책장을 정리하면서 수십 번이나 제자리를 다시 찾고 또 찾았다.
아이들이 질문하면, 나도 속으로 책을 뒤지며 답을 찾았다.

하루가 지나고,일주일이 지나고,한 달이 지나자
도서관의 공기와 리듬이 내 몸에 익기 시작했다.

책이 나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내가 먼저 책을 찾아 손을 내미는 사람이 되었다.
하나 둘, 책장의 숨소리를 듣게 되었고,
아이들의 관심사를 눈빛만 보고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그리고 그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매일 걷는 사람이 익숙해지는 것이라는 걸.

가끔 누군가는 내게 말했다.
“도서관 일이 쉽지 않죠?”
나는 속으로 웃었다.쉽지 않아서 좋았다.
익숙하지 않아서 보람 있었다.

도서관은 내게 매일 새로운 것을 알려주는 학교였고,아이들과 눈을 맞추는 교실이었으며,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거울이었다.

그렇게 나는 아무것도 몰랐던 도서관에서,
나를 알아가는 시간들을 채워갔다.


� 작가의 말
모른다고 주저앉지 마세요.
서툰 그 첫 걸음이,
어느 날 누군가의 하루를 환하게 밝힐 수 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그래도 도서관 문을 매일 열었습니다.
그게, 지금의 나를 만든 첫 걸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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