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창업하면 왜 '사람'이 가장 큰 고민이 될까?

사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고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


내가 처음 창업을 했을 때만 해도 모든 일을 혼자서 했다. 창업자는 처음엔 누구나 그럴 것이다. 혼자 기획하고, 영업하고, 제품 개발도 하며 그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업이 성장하기 시작하면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시기가 온다. 일이 많아지고 업무량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기 시작하면 결국 사람을 뽑아야 한다.


처음에는 좋은 사람, 완벽한 사람을 뽑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사실 채용을 할 때마다 깨닫는 것은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스펙과 경력이 뛰어난 사람을 뽑으려고 하면 연봉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창업 초기의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경력직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기존 회사에서 경험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기존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이런 점들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처음 창업을 하고 겪었던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직원들과 시스템의 문제였다.


그래서 결국 초기 창업 단계에서 사람을 채용할 때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감수하고 채용해야 한다. 일이 잘못되거나 직원이 업무를 제대로 못하면 그 책임은 결국 대표인 내가 지게 된다. 누가 책임지겠는가?


대표는 모든 책임을 짊어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힘든 점도 있지만 결국 창업자는 이런 어려움을 감내하고 또 새로운 사람을 찾게 된다.


사실 사람을 뽑을 때 스펙이나 능력보다도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은 결국 ‘인성’이다. 이건 정말 사업을 하면 할수록 느끼게 된다. 아무리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성격이나 인성이 좋지 않으면, 결국 사무실의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 사무실의 분위기가 무너지면, 그때부터 일이 풀리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면 회사 분위기가 매정해지고 정이 사라진다. 하지만 회사가 또 정만으로 운영될 수도 없다. 결국 이 사이에서의 적절한 균형이 중요한데, 사람과 돈 사이에서 적당한 밸런스를 찾는 것이 대표의 큰 고민이다.


그리고 대표가 알아야 하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창업 초기에는 누구도 최고의 사람을 뽑을 수 없다는 점이다. 최고가 되게 만들어줄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내가 직접 경험하면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느낀 것은 결국 직원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이었다. 대표가 할 일은 바로 그런 업무 환경을 만들고,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끄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할 맛 나는 사무실로 판을 깔아준다고 볼 수 있겠다.



직원에게 확실한 보상을 주고, 그들이 성장해서 스타팅 멤버로서 미래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대표가 가진 진정한 책임이다. 만약 회사가 성장할 때 그 열매를 대표가 혼자 독식하려고 한다면 결국 사람들은 떠나갈 것이다. 직원들이 충분히 보상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만 회사의 성장과 함께 직원들도 함께 성장하며 오랫동안 머물게 된다.


결국 사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내가 창업자로서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사람을 유지하는 것’이 사업의 성공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건 결국 운이자 인복이라고도 생각한다. 사람이 좋아야 사업이 잘 풀리고, 사람이 좋아야 함께 오래갈 수 있다. 대표의 자리는 사람에 대한 고민이 끝나지 않는 자리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기억하면 좋겠다. 사업은 결국 사람이다. 그리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 복은 곧 대표의 복이며 운이다. 모든 책임을 짊어지는 대표로서 사람을 이해하고 키우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keyword
수요일 연재
이전 06화돈보다 중요한 건 버티는 힘이지만 결국 돈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