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당신 : 부서 동료
유비무환(有備無患).
현재를 미리 준비하면 미래에 근심이 없다는 고사성어.
솔직히 개인적으로 유비무환 단어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완벽주의적인 기질이 있는 사람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경우를 고려해서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 경향이 있다.
지나치게 걱정을 많이 하면서 사는 편이다.
물론 위험관리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관리할 수 있는 위험이 있고, 그렇지 못한 위험도 있는 법이다.
후자의 경우까지 관리하려고 하면 그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그러한 스트레스까지 이겨가며 사는 동료가 있다.
세상의 모든 짐을 혼자서 지고 걸어가는 동료가 있다.
연민의 감정이 앞선다.
완벽을 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얼굴에 미소가 별로 없다.
인조인간과 비슷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
눈빛은 초롱초롱 빛나지만 인간적 매력이 없다.
나의 어린 시절을 흥분시켰던 만화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에 나오는 ‘마동탁 (나무위키에서 '마동탁' 검색하면 바로 나옴)’과 같다.
부서 동료나 회사 임직원 모두에 완벽을 기하려고 하면서도 회사 밖이나 집에서는 허물어지는 동료도 있다.
완벽주의자 동료는 일일계획서, 주간계획서, 월간계획서, 연간계획서를 작성해서 책상 앞에 붙여 놓고 일만 한다.
옆을 돌아보지 않는다.
자신의 업무 패턴이나 속도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란다.
더더욱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자리를 잠시 비우더라도 본인이 무엇을 하는지를 알려주기 싫어서 모니터에 암호를 걸어놓는 동료가 있다.
만족하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무엇이든 보여주지 않는 동료가 있다.
짜증에 앞서 불쌍한 생각이 든다.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듯이, 너무 완벽하면 주위에 사람이 없다.
물론 그 동료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 능력만을 이용하려는 사람만이 있다.
그 교류가 얼마나 갈 것인가?
업무 완벽주의자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일도 잘하고 인간성 좋은 동료들도 많다.
일의 완벽을 위해 주위 동료의 고민을 무시하고, 동료들과 의견도 교환하지 않고
부서장에게만 자신의 일을 보고하는 것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직업은 일을 통해 자신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게끔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업무가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말라.
동료도 있다. 그리고 후배도 있다.
혼자서 살 순 없다.
혼자서 일 처리를 하는 것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완벽을 추구하려면 더욱 동료와의 관계가 필요하다.
(Dall-E, Prompt : 사무실 내 대부분 사람들은 편한 얼굴 표정으로 일하고 있는데, 30대 남성 한명이 무표정한 얼굴로 PC 모니터를 유심히 쳐다보는 장면을 그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