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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Jul 05. 2022

우리 회사의 조직개발 MAP 만들기




우리의 성장과 배움의 지도 점검해보기 



전 직장에서 글로벌 차원의 핵심가치 내재화를 위한 Global Branding Project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조직개발 업무를 시작하였으니, 조직 안에서 조직개발 차원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 지 이제 햇수로 6년 정도가 되었다. 


전사 킥오프 미팅이나 컨퍼런스 자리처럼 400-500명 정도의 직원들 앞에서 키노트 스피치를 한 적도 있고, 4-5명 인원의 팀과 함께 공통의 맥락을 만들어가며 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특히 최근 2년 간의 팬데믹 상황에서는 주로 10-15명 정도의 소그룹 활동이 주를 이루었다. 물론 코로나 상황이 심각했을 때는 10명의 모임도 진행되기 어려웠지만, 그럴수록 조직 내에서 리더/매니저들의 협업과 팀 시너지, 조직 안에서 각 개인들과의 연대감 형성에 대한 욕구는 오히려 더 강해지는 듯했다. 들쑥날쑥한 코로나 정책을 예의주시하며 틈이 날 때마다 각 부서에서 워크숍을 요청하였고 적은 인원이라도 가능한 대면 모임을 지향하여, 내 아웃룩 스케줄은 연이어 소그룹 조직개발 워크숍 일정으로 채워졌다.  


현재 조직에서 나는 그때마다 각 부서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서면과 인터뷰를 통해 요구 분석을 하고 해당 부서에 필요한 교육을 설계하여 delivery(강의)까지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여느 대기업처럼 일 년간의 ‘연간교육계획’에 따라 ‘직급별/직책별 교육 과정’이나 ‘리더십 과정’ 등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100% ‘On-Demand’ 방식으로 콘텐츠를 짜고 프로세스를 구상하여 워크숍이나 세미나를 진행한다. 필요에 따라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자체적인 교육 툴킷을 만들어 활용하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 팀과 협업하여 조직문화 차원의 사내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진행할 때도 있고, 때로는 EC(Employee Council)와 협업하여 EC 멤버들의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서로의 주파수를 맞추어서 한 방향으로 활동이 연결되도록 돕는 일도 하고 있다.      










최근까지 각 워크숍/세미나를 진행할 때 특별히 프로그램에 대한 naming을 하진 않았다. 그저 ‘OOO Team Culture Workshop’이나 ‘Assimilation Session’처럼 팀 이름이 들어간 두리뭉실한 이름을 걸어놓고 그 안에서 모듈 구성을 하여 맞춤화된 내용을 다루었다. 그런데 이걸 지금 회사에서 2년 정도 진행하다 보니 종종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는지’, ‘각 프로그램별로 순서나 난이도가 있는지’ 등을 궁금해 하였다. 준비했던 한 세션이 끝나고 나면 이후 Follow-Up으로 어떤 과정을 이어서 하면 될지 궁금하다는 것. 거기에다 나의 매니저인 상무님도 프로그램 이름을 만들어 브랜딩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내에서 진행했던 조직개발 워크숍/세미나의 주제와 내용을 통합하고 재구성하여 아래와 같이 프레임을 만들어보았다. 일종의 조직개발(Organizational Development) MAP 인 셈.   










1. Awareness/Sensitivity 


맨 처음 기초 단계는 Awareness/Sensitivity다. 에니어그램 진단을 통해 각 개인의 동기와 욕구를 알아보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성격 특성을 알아본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타인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 대한 발견과 조절’을 강조하는 것이다. 성격이라는 이름으로 지배 당했던 나의 특성을 인식하고 그 인식을 더 지속적으로 가져가 성격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성숙’의 방향임을 알려주고 이에 동의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세션의 많은 장면에서 ‘선택’과 ‘성숙’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한다.   




2. 조직 / 개인 차원의 과정 


기초 단계 이후에는 크게 조직 차원의 과정과 개인 차원의 과정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조직 차원에서는 인터널브랜딩의 프레임웍을 활용해 ‘정체성-진정성-전문성-지속성’이라는 키워드와 핵심 개념을 다루고 이후에 Culture Code 활동을 통해 현재 우리 조직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향후 나아가야 할 조직의 특성을 진단하고 논의해 볼 수 있다. 개인 차원에서는 함께 일하는 장면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타인에게 기대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나누어본다. 각자의 가치가 현재 내가 일하는 모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나누고, 이후에 Motivation의 이론적 도구를 활용하여 더욱 구체적으로 개인의 특성과 동기 요인을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많은 개념과 이론이 단순히 지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현재 개인의 존재 방식, 습관,  일하는 장면,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3. Hidden Mission / Feedback Experience

 

Hidden Mission 과 Feedback Experience는 현재 조직 안에서 개인이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가-를 점검해 볼 수 있는 과정이다. 게임 요소를 활용해 개발된 이 과정은 참가자가 중심이 되는 그룹 활동으로 아이스브레이킹이나 회고 세션에도 유용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단순한 그룹 활동이지만 그 안에서 생각해 볼 만한 질문들은 무궁무진하다.   




4. Organizationl Orientation 


앞서 설명한 과정들에 대한 이해와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진 팀들은 이후 Follow-Up으로 Organizationl Orientation(조직지향성)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조직에서 상사와 부하의 의미, 사람에 대한 취급 방식, 과제나 업무 할당의 근거 등을 살펴보며 개인과 팀이 어떻게 조직을 바라보고 있는지 파악해 본다. 이를 통해 개인과 조직이 가지고 있는 가정과 상호작용을 발견한다. 여기에 덧붙여 나에게 주어진 직무 요구와 직무 자원을 분석하여 일과 개인 간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따져볼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과정은 개인의 동기와 욕구에서 시작하여 조직 문화와 리더십을 거쳐 일(직무)과 성과의 관계로 귀결된다. 개인적으로 조직 차원의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개인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고, 과정 속에서도 개인과 조직의 상호 관계를 지속적으로 연결하여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장과 일에 대한 의미는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각자 존재하면서 함께여야 하고, 함께 존재하면서 각자여야 한다‘라는 원칙은 지금의 조직개발 활동 그 모든 과정에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이 MAP이 어떻게 바뀔지도 기대된다. 또 앞으로 수십 번/수백 번의 시도와 실험을 겪고, 경험과 개념이 확장되고, 새로운 영감이 불쑥 찾아올 때면 수시로 업데이트가 될 것 같다. 흥미로운 것은 이 조직개발 지도는 어쩌면 나의 배움의 지도이자 경험과 삶의 지도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나와 그리고 ‘우리’의 배움의 지도는 어떠한 모습으로 다시 탄생하게 될까.   




브랜딩인가HR인가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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